주선애 교수와의 만남은 오래도록 가슴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이북이 고향인 주 교수는 기독교 가정을 감시하는 눈을 피해 가족들이 남산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제각각 단신으로 3.8선을 넘었다고 했다. 피난길은 고단하기 이를 데 없었고, 남산에 도착해서도 홀로 두 주를 지내야 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 그때부터 소녀의 가슴에는 “주를 위해 몸 바쳐 일한다”는 한 가닥 소망을 품게 됐고 그것을 붙들고 여태까지 살아왔다고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독교교육학 교수로 젊어서는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 매진했고, 은퇴 후에는 기독교 교육 현장에서 뛰며 자녀들과 기독교 여성들의 교육을 위해 뛰고 달렸다.

지금은 탈북자들을 먹이고 입히고 그들의 삶을 다독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갈 곳 없는 탈북자 청소년 몇몇을 집에서 데리고 살았는데 그들 중 의과대학생인 이가 설을 맞아 세배 드린다고 찾아왔다고 했다. 선물이라고 곶감을 주는데 어렵게 공부하는 처지가 마음 아파 차마 받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 교수는 그가 돈이 없어 학우들의 책을 빌려 복사해 갖고 다니는 것을 걱정했다.

주 교수는 아흔셋의 나이에도 “하나님이 건강 주심은 나에게 맡기실 일이 있는 것”이라며 그것이 무엇일까 기도하며 찾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반경에서 도울 곳을 외면하지 않고 돕고 있었다.

지난해 넘어지면서 다리가 부러져 몸이 많이 약해졌다지만 한 시간 반쯤 진행된 인터뷰에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 조금 더 힘을 내시어 한국교회에 귀한 가르침을 주실 수 있다면 하는 마음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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