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이말테 교수(루터대)의 거침없는 일침, 따뜻한 한국말로 외치다

무속신앙, 자기 욕망 채우려 하나님 이용하려는 교만함,
돈으로 지위 얻는 ‘성직매매’…

종교개혁 500주년, 예수께로 돌아가는 기회 되길

 

   
▲ 이말테 교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을 통해 그 의미를 조망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을 기념한다고 할 때 그 시대 당시의 것으로 한정해서 기념하는 것은 그 의미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근본적으로 “종교개혁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말테 교수(루터대 실천신학)를 통해 오늘 한국교회의 민낯이 어떠한 상태인지, 그 회복의 길을 향해 어떤 개혁의 몸부림을 해야 할지 들어보았다.

이말테 교수는 독일 뮌헨대학교를 졸업하고 노이엔데텔사우 아우구스티나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아내를 본(Bonn) 대학에서 만나 결혼, 한국에 온 지 24년이 됐다. 한국말을 배우느라 대머리가 됐다고 호탕하게 웃을 정도로 그는 한국말을 구수하게 구사했다.


●●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교수님이 많이 분주해지신 것 같다. 한국 기독교의 개혁이 루터 당시 천주교보다 더 시급하다는 말씀, 한국교회가 500년 전 서구교회와 비슷하다는 말씀 등은 이 시대 교회에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 외국인으로서 볼 수 있는 ‘낯설음의 은사’일 것이다. 한국인들이 발견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제3자의 시각으로 보면 보이는 것, 이것을 저는 성경 말씀을 토대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으로서 보면 한국교회는 상당부분 한국문화화 된 것 같다. 유럽교회와 달리 미국교회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만이 아니라 한국교회는 너무나 유교화, 무속화되버린 부분이 많다. 그리스도교와 어울리지 않는 것이 많다. 그것이 무엇인지 발견해야 교회 본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 구체적으로 한국교회 속에서 유교화, 무속화 되어버린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유교에서 좋은 부분이 많다.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해 행동하려 하고, 싸움을 피하려 하는 부분은 참으로 귀하다. 그러나 외적인 위계질서를 너무 중요시하다보니 성서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예를 들면 자기 권위를 높이기 위해서인지 공동예배의 찬송이나 영광송 때도 중앙의 설교대에서 비켜서지 않는다. 독일교회 목회자들은 회중의 자리에 앉았다가 설교하러 올라갔다가 다시 회중의 자리로 내려온다.

그리고 설교 때 아멘을 종용하기도 한다. 만약 설교가 진리와 다르다고 생각되면 침묵으로 이의를 표현하지만 성도들은 아니라고 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설교에 대해 지나치게 자신하는 목사들이 많은 것 같다.

무속인들이 신들리면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오는 것처럼 한국교회 목회자들 중에는 목소리를 이상하게 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신이 보통 신자들과 다르게 하나님의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가식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무(당들)속은 (천국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의 부와 명예에 관심이 있다. 그것을 충족시켜주려 한다. 한국교회에서는 돈 뿐만 아니라 기도를 통해서도 운명을 변경시키려 하는 시도가 있다. 기도를 하나님께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로 이해하는 기독교인들이 많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구한 것을 얻을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기도하라’고 가르치는 목사들도 있다. 이러한 염치없는 모습,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하나님을 사용하려는 교만함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 이런 부분이 바로 500여 년 전 종교개혁자들이 개혁하려 했던 부분이 아니었나? 그런데 여전히 오늘에 도사리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 한국교회 교인들은 열심히 공동예배에 참여하고, 십일조를 내고,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전도하는 사람이 모범적인 교인이라고 보는데, 저는 여기에 동의하기 어렵다. 이것은 목사나 교회의 유지를 위해 좋은 것이지 하나님나라를 위해 진심으로 성도들이 참여하는 것 같지 않다.

십일조는 욕심이 있으면 하지 못한다. 십일조의 정신은 돈 욕심에서 해방받는 것이다. 이것을 치유하는 것이다. 공동예배 참여도 그리스도인의 의무라기보다 말씀과 성례전으로 죄인을 구원하고 카인 같은 사람을 새 피조물로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루터는 사도 바울에 따라 온 삶을 예배로 이해해야 함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직장 생활, 개인 생활도 포함된다.

모범적인 그리스도인은 평소에도 용감하고, 솔직하고, 책임있게 행동하도록 강한 자의 양심에 호소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모범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모범적인 교인이 되는 것을 일부 한국교회 목사들처럼 너무 쉽게 여기게 하면 교인들에게 잘못된 안전을 주고 그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또 한 가지, 목사들의 지나친 돈에 대한 관심과 잘못된 돈 사용을 짚고 싶다. 헌금을 낸 사람들의 이름과 헌금의 양까지 알리는 목사들도 있다. 헌금의 일부를 목사가 사례비로 받는 것은 옳지만 목사의 출세나 선거운동 같은 개인적 목적을 위해 사용하면 안 된다. 한국교회에서 뇌물을 주고, 돈을 사용해서 총회장이나 감독회장이 되고 있는 것, 장로가 되고 싶을 때 교회에 헌금을 많이 내야 하는 문제 등 중세시대 ‘성직매매’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화려한 교회 건물 건축도 중세시대와 비슷하다. 건축과 땅 구입을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 교회들이 너무 많다. 이러한 목적은 루터의 십자가 신학과 어울리지 않는다.

교회 목사 청빙할 때 줄을 세워 이력서를 받고, 이력서를 내는 목회자들 상당수는 사람을 보지 않고 돈을 생각한다. 이같은 부분은 그리스도인답지 않다. 한국교회를 보면 성경의 모습과 다른 이단을 보는 것 같다. 종교사업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 루터의 종교개혁의 핵심 가운데 ‘만인사제’ 부분이 한국교회에서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가.

- 루터의 95개 논제는 성서공부를 통해 발견했다. 루터는 교황, 공의회도 틀릴 수 있다고 했다. 절대적인 권위로 여겨졌던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성서가 최고의 권위에 있다고 보았다. 교황의 해석 없이 모든 교인이 성경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하나님과 성도 사이에 사제의 중재 역할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엄청난 혁명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라틴어를 배우지 못해 성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해 성경 번역을 한 것이다. 사제만이 성경을 볼 수 있었던 특권이 무너진 것이다. 만인사제의 정신에는 평신도라는 말이 없다.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소중한 ‘성도’인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은 사제와 평신도의 절대적 구별을 반대했다. 목사는 다른 교인들보다 더 높은 자들이 아니라 한 지역에서 목회하기 위해 사명을 받은 교인들이다. 공식 설교와 성례전을 목사가 담당하는 것 때문에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보기에 한국교회에는 만인사제의 정신 자체가 아예 없다고 생각한다.


●● 뼈아픈 한국교회의 현상을 너무도 신랄하게 말씀해주셨는데, 어떻게 해야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가.

- 본질을 정확히 봐야 한다. 그리스도교의 본질은 유럽교회와 미국교회는 서양 문화의 입장에서 이해한다.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찾을 때 그냥 서구교회의 교회론에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동양교회와 서구교회가 서로와 토론하며 함께 찾아야 한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들끼리 만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과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할 때 본질을 찾을 가능성이 더 많다. 성경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본질을 갖고 나눔과 교류, 토론으로도 예수와 가까워질 것이다. 특별히 중요한 대화의 파트너들은 천주교인들과 정교인들이다.

또 한국교회의 수준이 너무 낮은 것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금의 학부, 대학원제의 커리큘럼을 수정해야 한다. 학부와 대학원의 비슷한 공부를 6, 7년을 하게 하지 말고 철저히 하도록 해야 한다. 총회들은 안수 조건으로 3년 대신에 5년의 신학 전공을 결정하면 신학과들이 신학전공을 두 단계 시스템으로 개혁할 수 있다.

학부에서는 헬라어와 히브리어나 라틴어의 언어와 학문적 방법론 중심으로 가르치고 신대원에서는 오늘의 한국 사회의 현실화와 어울리는 신학과 실천신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개편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신학을 책임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어와 신학방법을 학부에서 철저히 하지 못하니 전체적인 신학 통찰이 어려운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새롭게 찾는 일에 종교개혁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종교개혁은 모든 진리를 이해하지 못해도 그리스도교의 핵심이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예수께로 돌아가는 것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교회의 잘못된 부분이 많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것을 느낀다. 잘못된 것을 고치고 본질로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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