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택 목사
한국교회독서문화
연구회 대표
“모든 말(로고스)은 일단 쓰이면 여러 장소를 향해 굴러가는데, 자기를 이해하는 사람들 사이로도 굴러가고. 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 사이로도 굴러가며, 누구에게 말하고 누구에게 말하지 않아야 하는가를 분별하지 못한다.”

이 말은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한 것이다. 여기서 ‘굴러가다’는 두루마리 형태로 된 책을 효과적으로 상기시키고 있다. 책은 비유적으로 말하면 여러 방향으로 굴러가서 독자들 쪽으로 진행한다. 책은 여러 방향으로 굴러간다. 이것은 자유로운 독서와 자유로운 해석, 그리고 자유로운 텍스트 사용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텍스트에 일정한 형태를 주어 자신들에게 기억을 일깨우게 하고 현실적으로 그것을 보존하기 위해 책이 ‘발명’된 것으로 인식했다. 고대에 시와 철학서적들은 신전에 보관되었다. 또한 작품의 신빙성을 보증하기 위해 저자의 봉인 행위가 있었다.

기원전 3세기 무렵 아테네의 항아리에서 우리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교육 목적에 사용된 교과서를 그린 그림을 볼 수 있다. 그림으로 묘사된 독서 장면에서는 처음엔 남성 인물만 나타나다가 이윽고 여성독자 모습도 나타난다. 이런 그림 속의 독자들은 고립된 형태로는 나타나지 않고 회합이나 잔치를 보여주는 배경에 그려져 있다. 이를테면 독서라는 관행이 무엇보다도 사회적 모임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혼자서 독서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남아 있는 자료로 판단하건대 극소수다.

고대 전체를 통해 가장 많이 보급되었던 독서형태는 음독이었다. 헬레니즘 시대에 ‘음성적인 표현’ 형식이 아직 계속 남아 있긴 했지만 이미 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 시대의 문학은 작품의 집필, 유통, 보존을 뒷받침하는 문자와 책에 의존하였다.

헬레니즘 시대의 대형 도서관들은 독서를 위한 도서관은 아니었다. 도서관은 권력을 장악한 왕조의 위대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도서관은 학자와 문인을 위한 작업장이고 전문적인 기구였다. 즉 도서관은 독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면서도 책은 실제로 읽혀지기보다는 오히려 책을 보존하는 역할을 했다. 고대에도 매우 한정된 수의 교사와 학생 그리고 신봉자를 위해 학문이나 철학의 유파에 관련된 책을 모아두곤 했다.

독서공간으로서 로마 공공도서관의 역할에 관해서는 약간의 정보가 있을 뿐이다. 확실히 헬레니즘시대의 도서관과는 달리 로마도서관은 제한된 범위의 독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일반 대중 전체를 위한 도서관도 아니었고 이를테면 ‘학자들을 위한 도서관’이었다. 이용하고 싶은 사람에게 개방했지만, 실제로 거기에 들어가는 사람은 중상류 독자였다. 즉 그들은 개인 장서를 소유한 사람과 거의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었다. 그리스와 로마사회에서 독서는 부유층의 즐거움의 일부였다.

(참고. <읽는 다는 것의 역사> 로제 사르티에 외 공저/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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