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51)

   
▲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
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엄마와의 이런 외출이 오랜만이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이라 엄마와 자유롭게 나들이 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3.1절, 사라가 중학교에 입학 전에 엄마와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나들이를 제안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다며 기꺼이 가겠다고 합니다.

3.1절에 기뻐하는 사라 엄마와 사라를 태우고 서천 생태원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한 번도 전동스쿠터를 타고 딸과 함께 외출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외출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엄마와 사라의 만남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어느 날 휠체어 장애인과 전신마비 장애인 부부의 집 앞에 갓난아이가 놓였습니다. 주께서 고단한 삶에 선물을 주셨다며 기쁨으로 아이를 키웠습니다. 때로는 힘겨웠지만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자신들의 장애로 인해 아이가 놀림거리가 되거나 환경의 어려움으로 상처받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같이 커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엄마에 의하면 사라는 같은 또래 아이들보다 체격이 작고 학업수준도 약간 떨어지는데 시골이라 그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아빠도 중증 장애인이라 어리광부릴 수 없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터득하고 자랐을 사라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엄마와의 외출에 좋아할 사라를 생각해봤습니다. 엄마랑 소풍 한번 가보지 못한 이 소녀는 나름대로의 상처를 가지고 살았을 것입니다. 엄마랑 손잡고 소풍 가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내심 부러웠지만 내색하지 못하고 혼자 아픔을 삭이며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또 엄마는 사라를 키우면서 어땠을까를 생각해봤습니다.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죄스러움이 그에게 있었을 것입니다. 몸이 불편한 부모를 만나 어리광 한 번 제대로 부리지 못하고 함께하지 못한 많은 부분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을 것입니다. 또래의 아이들보다 체구가 작은 것을 보며 제대로 먹이지 못해 그런가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이제 중학교에 진학하는데 아이가 자신이 처한 환경 때문에 기죽지 않고 잘 적응하기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아이를 배려해 정상적으로 학교생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성숙한 사회는 더불어 모두가 행복한 사회라 말할 수 있습니다.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고 이끌어주며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함께 행복을 공유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주님도 작은 자들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자들을 기뻐하실 것입니다. 사라가 환경의 어려움을 딛고 잘 자라게 만드는 것도 사회가 이 가정과 더불어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엄마의 심정은 사라가 앞으로도 구김살 없이 잘 크기를 바랄뿐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도 이 가정을 위해, 사라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시골은 여러 가지로 도시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지만 그래도 이 아이가 탈 없이 커가기를 위해 우리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씩씩하게 사는 사라 엄마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불편한 몸으로 키우느라 힘들었을 시간들을 주님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사라 엄마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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