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의 천지창조를 고대 근동 문헌과 비교해 ‘기능존재론’ 제시

   
▲ <창세기 1장과 고대
근동 우주론>
존 H. 월튼 지음/
강성열 옮김/새물결플러스

“우리가 창세기 1장을 우리 시대의 세계관에 비추어 읽지 않고 고대 세계의 문서로 읽을 때, 이 본문이 자신의 본래 맥락에서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회복하고 생명을 되찾으리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다.”

성경에 나타난 창세기의 천지 창조를 고대 근동 문헌과 비교해 봄으로써 하나님은 온 우주를 당신의 임재처소, 즉 성전으로 창조하셨고 일곱째 날 안식하신 것은 완성된 성전에서 신적인 통치를 시작하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대 근동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저술활동을 해온 존 월튼(휘튼칼리지 구약학 교수)은 우주적 성전으로서의 창조와 그것의 재창조를 위한 회복의 과정에 대한 논의를 창세기 1장까지 소급해 설명하고 있다.

월튼은 아카드, 수메르, 이집트, 우가리트, 히타이트 등 고대 근동 문헌을 세심히 읽고 그 안에 담긴 우주론과 세계관을 추출하 뒤 이를 창세기 1장과 정밀하게 비교한다. 그 결과 창세기 1장이 무시간적인 계시의 산물이 아니라 고대 근동의 인지 환경과 상당히 많은 내용을 공유하는 역사적 산물인 것을 증명한다.

예를 들어 창세기 1장과 고대 근동 문헌은 최소 두 가지 측면에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데, 먼저 고대 근동의 창조 이야기는 물질의 기원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그 기능과 질서에 초점을 맞춘다는 ‘기능존재론’을 제시한다. 질서와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고대 세계에서 창조 활동의 본질로 이해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이해에 근거해 창세기 1장을 볼 때 하나님이 세상을 언제 어떻게 만드셨느냐가 아니라 오히려 그분이 세상을 무슨 목적으로 만드셨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이 자기가 만드신 우주와 세계에 기능과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두 번째, 고대 근동 문헌에서도 신들이 엿새에 걸쳐 신전을 세운 뒤 일곱째 날에 신전에서 안식하는 행위가 반복되어 나타나는데 여기서 신들의 안식은 완성된 신전에서 신전을 통치하는 행위를 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엿새 동안 세상을 만드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신 것은 우주를 하나님의 임재처소, 곧 성전으로 창조하신 후 완성된 성전에서 신적인 통치를 시작하셨다는 뜻이라고 풀이한다. 이처럼 창세기 1장과 고대 근동의 인지 환경이 일치하는 점을 주목한다.

저자는 이 둘 간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지적하는데, 고대 근동 문헌에 등장하는 신들은 우주의 일부로서 우주 안에 내재하지만 성경의 하나님은 우주 밖에서 우주를 창조한 초월자로 등장하는 점, 고대 근동 문헌에서 신들이 인간을 창조하는 목적은 신들의 노역을 대신 담당하게 하기 위함이지만 창세기 1장에서는 하나님이 그분의 형상으로서 우주 성전을 관리하고 통치하는 역할을 위임하기 위해 인간을 창조하신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고대 문헌을 고대인이 썼던 용어를 통해 살피면서 우리 자신의 세계관을 주입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그들의 세계관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다가갈 수 있다”면서 창세기 이해에 있어 고대 문헌을 통해 새로운 이해를 시도한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우주론에 관한 고대인의 사유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하는 고대 근동 문헌들에 초점 맞추고, 후반부에서는 창세기 1:1~2:4에 대한 새로운 분석으로서 히브리어 용어들에 대한 연구 결과로 이스라엘 문헌 역시 고대 근동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신전 이데올로기에 의해 구축된 기능 존재론과 우주론을 증거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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