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180)

리더는 혼자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 수 없지만, 
리더 혼자 조직을 망가지게 할 수 있다. 
한순간 참지 못함이 조직을 무너뜨린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경영학자인 톰 피터스(Tom Peters)는 저서 <초우량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에서 “조직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토대는 사람이다. 당연함에도 외면되었던 사실이었다. 구성원들이 조직에 열정을 갖고 몰입하면서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조직은 성공한다”고 했다.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맞는 말이다.


나는 목회를 하면 할수록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늘 느낀다. 어제까지 믿었던 사람이 오늘 실망을 안겨줄 때가 있다.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톰 피터스의 주장처럼 조직의 성공이 사람들에게 있다면 리더는 사람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관리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쉽게도 참지 못하고 내 인격의 부족함을 만천하에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 리더십 연구에서는 3.0 CEO를 말한다. 1.0 시대에는 사업적 안목을 갖고 강력하게 추천하는 카리스마 리더가 주목받았다. 2.0 세대에는 복잡한 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해결사 리더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3.0 세대는 어떤 리더인가? 부드러운 리더인 것이다.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고 건강한 조직에는 3.0 CEO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략적 통찰력과 카리스마보다 오히려 구성원들과 호흡할 수 있는 인격적 소양의 리더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는 다른 어떤 조직보다 사람을 말하고,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럼에도 교회 지도자들의 인격 때문에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아직도 여전히 1.0세대의 사고를 지닌 리더가 교회를 좌우한다면 교회의 미래는 어둡다. 

시대를 막론하고 인격이 훌륭한 리더는 언제나 성공했다. 삼국지의 주인공 유방이 한낮 시골 촌부였음에도 천부적인 장수인 항우를 제치고 천하를 얻었던 것은 주변의 인재를 알아보고 신뢰하였으며 포용했던 인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시대에 문무를 겸비한 무사 출신의 미쓰하데는 타인의 결점을 먼저 보는 습관을 가졌다. 반대로 히데요시는 인품을 보고 몰려든 인재들 덕분에 노부가나의 뒤를 이어 전국시대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인격은 저절로 주어지거나 하루아침에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성공하는 리더들은 자신을 단련시키고 좋은 습관을 통해 인격을 수양해 왔다. 인격을 높이는 색다른 묘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첫째는 배려심이다. 리더는 습관적으로 지시형이거나 지배형이 되기 쉽다. 그러나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면 인격이 높아진다. 마가렛 대처 영국 수상은 아르헨티나와의 포틀랜드 전쟁을 마치고 제일 먼저 한 일이 전사자 250명의 가족들에게 일일이 손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고 한다. 휴가를 반납하고 밤을 새워 한 사람 한사람씩, 어머니의 마음으로, 부인이나 누나의 심정으로 편지를 써서 부쳤다고 한다. 인쇄된 편지에 서명만 해도 될 텐데 이런 배려가 국민들의 마음을 얻었음은 당연하다.   

둘째로 소박함이다. 언제 어디서나 눈에 뜨일 만큼 멋진 영국신사 같은 목사님이 계셨다. 당대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높은 자리도 많이 차지했지만 은퇴 후에 많은 책들을 표절했다고 소문났다. 훗날 이렇게 추락할 줄 알았을까? 인격은 외모나 옷차림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속마음이다. 소박함이 교회 리더의 인격이라고 생각한다. 

셋째는 절제심이다. 나 역시 절제가 필요하다. 리더로 살면서 속상한 일도, 억울한 일도, 괘씸한 일도 많으나 절제하면 다 이긴다. 리더는 혼자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 수 없지만, 리더 혼자 조직을 망가지게 할 수 있다. 한순간 참지 못함이 조직을 무너뜨린다. 오늘도 나는 배려하고 있나? 소박한가? 절제하고 있나? 체크한다. 물론 한참 모자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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