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상훈 원장
한국생명의전화

진리를 접하면 너무나 놀라워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러 주체하기 어렵다. 그 진리들 중 하나는는 죽음을 친구처럼 환영하게 된다. 매일 죽고 있기에, 늘 준비했기에, 항상 죽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용의자인 A(17)양은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 놀이터에서 '휴대전화를 빌릴 수 있느냐'는 초등학교 2학년생인 B(8)양을 유인한 뒤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하고 유기한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는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이 충격적인 사건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전문가들은 조현증이란 정신과적 질병에 의해 벌인 범죄라기보다는 너무 계획적이고 치밀하여 사이코 패스 등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 이뿐인가. 우리는 매일 뉴스를 통해 인간성에 대해 회의를 갖게 하는 반생명적 사건을 접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자기 스스로 자신의 존엄성과 소중함을 자각하지 못한 채 자살, 폭력, 살인, 낙태, 알코올 및 약물중독 등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우리가 그동안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왔던 ‘사랑’, ‘생명존중’, ‘배려’의 가치는 물질만능주의의 물결 앞에 점차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우리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고통을 경험하게 하는 자살문제도 이러한 물질만능주의, 생명경시 풍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0명 이내였던 것이 2011년 31.7명까지 급증했다가 2015년 26.5명으로 주춤해졌다. 그러나 이 수치는 OECD 국가들의 평균 자살률인 인구 10만 명당 12.0명의 두 배 이상으로 우리나라는 13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자살이 자살시도자와 자살자 유가족 등 자살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자살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그 문제성이 심각하다.

이제 우리의 국가와 시민사회는 인간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죽음의 문화를 생명존중 문화로 변화시켜 나가야 할 시대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최근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사는 5월 대선에서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찌를 듯 크다. 대선주자들은 연일 국민들에게 수많은 공약을 내보이면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한다. 필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청소년에 대한 생명존중 교육을 중요한 교육정책으로 내놓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학교폭력과 자살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생명존중의식이 낮은 것이 그 원인 중의 하나라는 연구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입시 위주의 경쟁적 교육 풍토로 인해 부적응적인 학생들이 많이 발생하고, 학생, 교사, 학교 사이의 단절로 교육의 생명력이 약해져 왔다. 우리 교육의 위기는 ‘함께 상생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많은 부분 지나친 ‘이기기 위한 경쟁적 상황’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생명존중 교육을 통해 자신의 생명은 물론 타인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을 갖게 하여 상호 존중하는 교육적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학교는 살아있는 하나의 유기체요, 생명공동체이다. 따라서 창의성과 자율성을 지닌 조직체로 거듭나서 비인격적이고 경쟁적인 반생명적 교육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아끼며, 모든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관을 확립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생명존중 교육이 매우 적응적인 효과를 갖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여러 학자들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에서 생명존중 교육은 청소년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생명존중 의식을 높이며, 자살태도가 긍정적인 태도로 바뀌고,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생명존중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의 생명존중의식을 함양함으로 청소년의 학교폭력과 자살을 예방하고 자기 통제력과 적응력을 키우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새 정부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실천가들을 모아 생명존중 교육의 방향을 정하고 실천해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를 바란다. 또한 한국교회는 생명존중 국민운동의 최전선에서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보듬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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