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맥그린치 신부와 제주 주민들이 일궈낸 지역개발 조명

▲ <제주한림이시돌
맥그린치 신부>
양영철 지음/박영사

“어렵고 힘들어 사랑이 없으면 도저히 일이 안 될 곳에 늘 서있는 성직자와 수녀님들, 셀 수 없이 많은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이시돌의 성장 주인공이었음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시돌은 내가 아닌, ‘우리가 해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하느님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청정의 땅으로 온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에게도 사랑받는 땅 제주, 오늘에는 무수한 인파가 이곳을 찾지만 반세기 전만 해도 제주는 본토로부터 격리된 채 ‘사람다운 삶’을 꿈꾸는 것조차 버거운 가난과 질곡의 버려진 땅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제주를 가장 큰 정치 감옥쯤으로 여겨 섬 전체가 유배지였고, 외국의 침략에도 방치되어 그들의 착취를 감내하며 살아야 했다. 또 근·현대에 들어서서는 제주 4·3사건으로 수만 명의 주민들이 죽고 재산을 빼앗기고 집이 불태워졌다. 거기다 매일 불어닥치는 광풍과 집채만 한 파도는 제주도민으로 하여금 미신을 마음의 안식처로 삼게 했다.

절망의 땅에 희망을 꽃피운 사람, 1954년 4월 17일 제주도에 선교사로 온 아일랜드인인 맥그린치 신부가 척박했던 제주 땅을 그의 헌신과 봉사, 신념, 신앙심으로 개발해 일군 과정을 세밀하게 조명한 책이다. 맥그린치 신부는 올해로 90세이다.

책을 읽다보면 제주를 살리기 위해 그가 했던 다양한 사업들을 보며 놀라게 된다. 이것이 과연 한 사람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 일들인가 싶은데, 그를 대단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맥그린치 신부의 대답은 한결같다.

“내가 아닌 우리가 해냈습니다.”

돼지 한 마리를 가지고 와서 우리나라 최대의 양돈장을 만들고, 땅을 살 돈도 변변한 농기구도 하나 없을 때 ‘이시돌 목장’을 조성하고, 한림수직을 세워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시돌 병원을 설립해 제주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 한림수직 여공들에게 일을 가르치고 있는 맥그린치 신부


제주의 변화가 돋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정부기관의 주도하가 아닌, 이례적으로 지역주민들과 협력해 개발하고 지역개발의 이익을 지역민들에게 고스란히 환원했다는 점이다.

책은 맥그린치 신부의 일대기보다는 그를 중심으로 진행된 제주 개발에 대해 지역개발의 모델로서 조명하는 데 무게중심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한 과정을 그려나가는 속에서는 맥그린치 신부의 헌신과 애정, 신앙인으로서의 믿음, 그리고 그를 따르며 함께 희망을 일궈낸 제주 주민들의 눈물과 땀방울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맥그린치 신부 기념사업회 공동대표인 저자는 “이시돌 개발은 지역개발의 이익을 지역개발과정에서 지역민들에게 환원시켜 나갔으며, 남은 이익은 사회복지와 지역교육을 위해 투자하는 토탈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지역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성공한 드문 사례라고 소개하고 있다.

1부에서는 맥그린치 신부가 제주도에 첫 당도한 때부터 선교 초기의 이야기를 다루며, 2~5부까지는 본격적인 지역개발 과정을 다룸으로써 맥그린치 지역개발의 대표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시돌 목장부터 한림수직, 병원, 양로원, 요양원, 유치원, 노인대학에 이르기까지 지역개발 과정에서 일구어낸 사례들을 살펴본다.

마지막 6부에서는 주변인이 본 맥그린치 신부에 대한 이야기로, 지역개발 과정에서 지역주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본인은 늘 섬기는 자리에 있었던 맥그린치 신부를 조면했다. 성공적인 지역개발에 있어 지역주민이 중심이 된 내생적 지역개발의 중요성과 맥그린치 신부의 헌신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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