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 사모(복된교회) 의 전도 story(33) - 기구한 가족사, 그 안에 복음이 싹트다

▲ 장영희 사모
복된교회

아파트에서 예쁜 엄마와 딸로 불리는 모녀였다. 그 아빠는 사업하는 분이었고 인상도 좋아보였다. 부러울 것이 없는 듯했다. 만날 때마다 아이 이름을 불러 주었더니 얼마나 잘 따르던지, 어느 날은 우리 집까지 놀러올 정도로 친근해졌다. 역시 나도 자연스럽게 그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같은 아파트에 이렇게 잘해놓고 사는 집이 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그 가족을 놓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몇 개월이 지난 후 생각지도 않게 주일에 온 가족이 교회에 나왔다. 예배가 끝난 후 아이의 아빠가 나에게 ‘사모님 가능한 빨리 목사님과 함께 저희 집에 오셔서 예배드려 주실 수 있나요?’ 하고 다급하게 요청했다. 흔쾌히 대답하고 바로 날짜 잡고 심방대원들과 함께 그 가정에 갔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거실아 걸린 아주 큰 십자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내가 밤마다 거의 잠을 못 잘뿐만 아니라 숨을 쉴 수 없어 응급실에 실려가기 일쑤고 아내를 병원에 데리고 다니다보니 잘나가던 사업도 어려워져 너무 힘들다고 했다. 굿을 해보았지만 소용없고 병원에서도 병명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혹시나 십자가를 걸어 놓았지만 해결되지 않아 교회에 나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교회에 잘 나왔다. 그런데 주일예배에 보이지 않아 수소문해보니 야반도주 식으로 이사 갔다는 것이다. 한 달 후, 밤늦게 다급한 목소리로 그 아빠로부터 찾아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목사님과 함께 그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세상에! 그는 완전 폐인이 되어 있었다. 온 방 안이 술병으로 가득했다. 그는 울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재혼했는데 두 번째 부인이 심한 우울증으로 백일도 안 된 딸아이를 놓고 자살해서 지금의 세 번째 아내를 만나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그 부인에게 자살한 아이 엄마가 밤마다 나타나서 괴롭혀 힘들어했는데, 어느 날 그 부인이 모든 돈과 집 보증금까지 가지고 잠적했다는 것이다. 

공주처럼 살던 딸아이는 시설에 맡겼단다.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저몄다. 기도해주고 그래도 믿음으로 살 것을 하나님말씀으로 권면했다. 그러겠다고 약속하는 그에게 미처 준비하지 못했지만 목사님 지갑에 얼마 되지 않은 돈을 털어 놓고 왔다. 감사하게도 그 다음 주 그가 딸아이와 함께 교회에 왔다.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 아이 역시 나를 보자마자 품에 안겼다. 

우리 부부는 이 가정을 어떻게 도울까 생각하다가 아빠가 일이 회복될 때까지 아이를 우리가 맡기로 했다. 나는 내심 아이를 믿음으로 세워주고 싶었다. 아빠는 너무 고마워했다. 아이는 갑자기 언니 셋과 할머니 있는 집에서 지내며 행복해했다.

우리 집에서 몇 개월 지낸 후 그의 아빠는 직장을 찾았고 멀리 이사해 딸과 같이 살게 되었다. 가끔 연락해보면 얼마나 교회 가는 것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기도를 많이 하고 있단다.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어 감사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여러 달이 지난 어느 날 자진 등록한 한 가정이 있었다. 여섯 식구다. 그런데 등록카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픔의 기억이 있는 그 집으로 이사를 온 것이었다. 오늘 이 가정에서 심방 예배를 드리면서 주마등처럼 그때 그 일이 스쳐지나간다. 아직도 그 집에는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는 말씀과 ‘때가 이루면 거두리라’는 것이다. 그토록 복음 전하며 구원을 위해 수고와 정성을 다했던 가정이 파탄나고 허무하게 어디론가 이사 가버렸을 때 아쉬움과 허탈함이 매우 컸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런 기억조차 희미할 즈음에 하나님은 또 다른 가정을 그곳으로 이사 오게 하시고 보상해 주시듯 스스로 나와서 등록하게 하신 것이다.

복음을 위해 흘린 땀은 언제 어디서든지 열매를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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