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184]

“교회 리더들은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지금부터 키워야 한다. 
눈앞의 성과나 열매에 집착하지 말고 멀리 내다보면서 
합당한 사람들을 세우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 최종인 목사평화교회 담임

교회는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리더의 잘못된 판단은 교회를 위기에 빠지게 한다. 가장 어리석은 착각 중 하나는 사례비의 메커니즘에 관한 것이다. 

나는 군목에 합격하고 남는 시간에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한 적이 있다. 인간 행동과 조직, 동기부여, 위기관리에 대한 내용을 공부했었다. 당시야 교회사역을 하는데 행정학이 무슨 도움이 되랴 싶었지만 지금 교회를 담임하면서 많은 부분에 공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동기부여 분야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사례비를 많이 받으면 많은 일을 하고 또 성과도 많아진다고 믿는다. 일부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례비가 적어도 매우 행복하게 사역할 수 있지만 반대로 많이 받아도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들도 많다. 

교회는 특별히 사례비 메커니즘이 사회와 매우 다르게 작동한다. 담임목사의 사례비가 너무 많다고 불평하는 제직들도 있고 반대로 부교역자들에게 매우 적게 준다고 두둔하는 경우도 있다. 사례비를 회중 앞에서 거론하는 것은 교인들 정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회는 사례비 액수가 아니라 행복하고 만족하게 사역하도록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사역자가 많으면 일을 효율적으로 한다는 착각도 많다. 일반적으로 영업직원이 많으면 영업실적도 늘어난다는 사회 기업 논리를 교회 안에서도 주장하는 것이다. 중소교회들은 교회 재정에서 인건비의 비중이 높다. 그런데도 일부는 과시하기 위해, 예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인정 때문에 사역자의 숫자를 그냥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할 수만 있으면 부교역자들을 많이 두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것도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며, 미래 교회 지도자들을 인큐베이터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가 정체되고 한계가 뻔히 보이는데도 숫자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은 교회 성장에 도움이 되기보다 도리어 재정적 위기에 빠지게 한다.

사역을 많이 하면 교회가 성장한다고 믿는 이들도 많다. 마치 제품의 숫자를 늘리면 매출과 수익이 늘어난다는 논리와 같다. 일부 가능할 수 있지만 미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시대이다. 최소한의 기능이나 요소만 사용하여 본질을 표현하는 예술이나 문화사조인데, 교회도 적용된다. 간결하고 세련된 예배와 사역들이 미래 세대들에게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교회는 백화점처럼 나열하는 사역들을 줄이고 전문점과 같이 잘하는 사역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도자들이 놓치는 것 중에 또 하나는 교회의 자산을 확인하지 않고 보호하지도 않는 것이다. 지금 세상은 온통 보안에 신경 쓰고 있다. 교회에도 인적 자산과 물적 자산, 또 지적 자산이 있는데 리더들은 그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늘 확인해 두어야 한다. 그런 쪽에 은사가 없다면 재능 있는 이들을 고용해서라도 교회 자산을 유지하고, 보호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교회 리더들은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지금부터 키워야 한다. 눈앞의 성과나 열매에 집착하지 말고 멀리 내다보면서 합당한 사람들을 세우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교단에 사람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라. 주변을 돌아보면 당장에는 작아 보여도 훗날 크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다. 
교회의 위기는 당장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방심하면서 조금씩 누수 되는 것을 놓칠 때 훗날 큰 재앙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지금 물이 새는 곳을 찾아 고쳐야 미래에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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