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오후 6시 30분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 뜻 깊은 자리가 열렸다.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가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 맞이를 위한 한국교회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은 ‘한 몸, 다른 모습, 형제, 자매 된 교회 함께 만나기’ 연속기획포럼을 시작, 이날 처음 가진 교회들 간의 만남에서는 그동안 한 분 하나님을 믿는 신앙하는 공동체이면서도 서로 다름으로 인식되었던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작은 걸음으로 진행됐다.

먼저 성공회의 집례로 성만찬을 거행, 떡 한 조각과 한 잔의 포도주를 나눠 마시며 한 몸이요 한 형제인 것을 고백했다. 이어 8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포럼을 진행해 각 교회의 역사와 발전 과정, 한국에서의 현황, 개혁 과제 등을 발표했다. 첫 시도인 만큼 이날 모임은 서로에 대한 소개와 이해 정도의 간단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오랜 시간 서로 ‘형제’인 것을 확인하기보다 때로는 ‘다름’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 급급했고 심지어 서로를 선교의 대상으로 여기기도 했던 아쉬운 역사로 볼 때 이날은 만남을 시작한 것으로도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은 앞으로 두 번 더 시간을 갖고 루터교·감리교·재세례파의 만남, 침례교·성결교·구세군의 만남으로 바통을 이어갈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물론 서로 해결해가야 할 부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교회들 간에 하루아침에 ‘한 몸’이루기는 과욕일 테지만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정도라도 의식을 바꿔가고 그것을 위해 노력해 간다면 언젠가는 서로 걸림 없이 만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것을 향한 한 걸음의 시작, 그리고 이 걸음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면 종교개혁 500주년이 가져다주는 큰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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