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185)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우리 교회 부교역자 한 분이 내게 물었다. “한여름인데 심방합니까?” 근래에 와서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성도들 숫자가 늘지 않는다. 전도해도 예전처럼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오지는 않고 떠나는 성도들이 늘어나니 총 교인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한다. 오히려 이런 때에 영적 출력을 높이자고 부르짖는다. 한여름에도 전도하고, 한여름에도 모여 기도하고, 한여름에도 성도들 가정과 기업을 찾아 심방하는 것이다. 더운 날이면 누군들 쉬고 싶고, 편하게 책상에 앉아있고 싶지 않으랴만 그렇게 해서는 예전과 전혀 다른 목회환경에서 승리할 수 없다.

우리 교회는 구정이 지나면 곧장 심방을 시작한다. 기도제목과 전도대상자를 적게 하고, 최소한의 인원을 동원해서 약 85%는 심방을 받는다. 그때 놓친 가정은 그냥 두지 않는다. 늦게라도, 멀어도, 핑계가 있어도 찾아간다. 4월에는 장기결석자들을 심방한다. 부활절을 앞두고 초청 대상자를 찾기 위해서라도 심방한다. 5월에는 각 대학교 캠퍼스로 찾아가는 ‘스쿨 어텍’을 한다. 청년들은 따로 모여 예배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얼굴을 알기 어렵다. 학교 앞이나 정문 근처에서 만나 기도해주고 간식이나 커피 선물권 등을 전해주고 온다. 

6월에는 기업심방과 군부대심방을 한다. 가까운 곳은 자주 찾지만 먼 곳의 기업들은 심방의 기회가 아니면 찾기 어렵다. 7월에는 선교사 가정을 심방한다. 선교사들을 보내놓고 기도하는 가족들을 만나 격려하는 심방이다. 또 7월과 8월에는 여름행사를 앞두고 각 주일학교 부서들 심방이 있다. 교인 가정부터 아이들이 교회에 나와야 하기에 교육부서 교역자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무조건 나간다. 못 만나면 어쩌지? 싫어하면 어쩌지? 걱정하지 말고 나가야 만난다. 못 만나고 돌아와도 괜찮다. 찾아간 흔적을 남기면 뒤에 응답은 온다. 밭의 작물들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단다. 심방을 어렵게 여기지 말고 늘 만나야 성도들의 신앙도 발전한다. 교인 수가 많다고 맡겨놓지 말고 직접 담임목사가 챙겨야 한다. 교인 수가 적다고 핑계하지 말고 전도대상자들이라도 만나야 한다.  

심방도 ‘미니멀리즘’ 시대이다. 최소한 간소화하는 것이다. 현대 성도들은 심방을 거부한다. 시간 내어 만나기 어렵고, 시간이 있어도 만나주려 하지 않는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소화하는 것이 심방 요령이다. 심방대원들 데리고 승합차로 주르륵 몰려가기보다는 작은 승용차에 한두 사람만 동행해서 찾아간다. 만나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길게 붙들지 말고 만나 간단히 묻고 기도한 후 나온다. 식사나 간식은 거부하거나 최소화한다. 접대가 어려워 심방을 거부하는 가정도 꽤 많다.

심방은 성도들과의 미팅이다. 심방은 쌍방 간 커뮤니케이션이다. 심방을 통해 가정과 기업과 개인의 형편을 알고 구체적으로 기도해 줄 수 있다. 심방을 통해 거미줄 같은 불통의 문제들을 걷어내고 교회를 활발하게 만들 수 있다. 설교하는데 많은 자극과 도전을 받는다. 무엇보다 교회 안에서 집단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만나기에 친해질 수 있다. 교회에서는 인사도 외면하는 성도들이 심방 후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

집요해야 한다. 멀어도 찾아가고, 거부해도 찾아가고, 이사를 가도 꼭 한번은 찾아가야 한다. 꼭 가정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직장으로 심방해도 되고, 우리처럼 캠퍼스나 군부대, 사업장, 병원, 교회당 안에서 심방 받게 해도 된다. 심방은 주님의 이름으로 찾아가 복을 비는 것이다. 이 귀한 일을 주저한다면 사명을 어기는 것이다. 앞의 부교역자 질문에 답한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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