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F 한국교회탐구센터, 평신도 실제 삶에서의 소명의식 조사 발표

‘평신도는 목회자 제외한 모든 성도’에 65.8% 응답,
신분상의 차이 인식 높아

44.5% ‘모든 성도가 왕 같은 제사장’은 상징적 표현일 뿐…

이재근 교수, “종교개혁, 평신도를 사제나 목회자와
전적으로 평등한 존재로 격상시키는 데 실패”

 

 

종교개혁을 기점으로 시작된 기독교 신교, 그러나 오늘의 성도들에게서 종교개혁 정신의 핵심인 ‘만인제사장’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학생회(IVF)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 교수)가 6월 8일 저녁 7시 미디어카페 [휴:]에서 ‘종교개혁과 평신도의 재발견’ 주제로 가진 제7차 교회탐구포럼에서 발표한 ‘평신도 소명의식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평신도가 실제 삶에서 목회자 못지않은 소명의식과 하나님 나라 백성이라는 의식을 갖고 살아가는지 알아보는 취지로 진행됐다. 

만 19세 이상 기독교 신교 신자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및 온라인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평신도의 범위’를 묻는 질문에 ‘목회자를 제외한 모든 성도’라는 응답이 65.8%로 높게 나타났고, ‘목회자를 포함하는 모든 성도’에는 27.9%만이 응답했다.

‘너희는 다 왕 같은 제사장이라’(벧전 2:9)는 성구에 대한 인식에서도 ‘모든 성도가 제사장이므로 나도 곧 제사장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47.6%, ‘상징적인 표현일 뿐, 모든 성도를 다 제사장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데 44.5%가 응답했다.

평신도의 교회 내 활동에 대한 인식에서도 평신도의 역할로 공예배 찬양인도나 선교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기 63.9%, 69.0%가 ‘문제 없다’고 응답했지만 안수기도나 설교, 성찬식 집례, 축도 등에 대해서는 모두 ‘문제 없다’는 응답은 20%대로 낮은 반면 ‘목회자가 아니라서 꺼려진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목회자와 평신도 차이에 대한 인식에서는 ‘목회자와 평신도는 직분에 따른 역할 차이가 있을 뿐 신분상의 차이는 없다’는 데 60.8%, ‘목회자는 영적 지도자이고 평신도는 이에 따라야 하므로 신분상에도 차이가 있다’는 데 35.3%가 응답,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신분상의 차이로 인식했다.

직업과 소명의 관계에 있어서도 현재 자신의 일에 대해 소명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이 있는 응답자(654명)를 대상으로 직업 선택 기준을 질문한 문항에서 23.3%만이 소명에 따라 직업을 선택했다고 응답했고, 그밖에 69.1%는 연봉, 적성, 이동거리 등 현실적인 상황이 최종 직업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고 답했다.

목회자 의존도에서도 ‘목회자가 기도해주는 일은 다른 사람이 기도해주는 것보다 왠지 더 믿음이 가고 잘 풀릴 것 같다’는 항목에 69.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날 ‘종교개혁은 어떻게 사제주의를 무너뜨리고 평신도를 재발견했나’로 발제한 이재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는 “종교개혁은 이론적인 면에서 사제주의를 붕괴시켰지만 제도의 측면으로 본다면 사제주의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평신도를 사제나 목회자와 전적으로 평등한 존재로 격상시켰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한계를 짚었다.

이 교수는 “평신도와 성직자 구분을 폐지한 기독교 신교 내에서 말씀을 맡은 자로서의 설교자나 목사가 스스로를 ‘신령한 자들’로 인식하고, 함께 동역해야 할 평신도를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들’(고전 3:1)로 취급하는 현상이 보편화되면서 교회가 다시 계급주의화 되었다는 점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탐구센터 송인규 소장은 ‘한국교회는 평신도 신학을 수용할 수 있는가?’ 발제에서 “평신도가 목회자보다 등급이 낮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평신도나 목회자나 함께 그리스도인(행 11:26;26:28;벧전 4:16)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사 결과에 대해 발표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평신도 신학자들은 목회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성도의 본질 성격에 관한 것이 아니며 성직자도 성직의 기능을 수행하는 평신도로서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왕 같은 제사장’에 대해서 “만인제사장이 제시하는 제사장직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단순히 대상을 목사로부터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로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제사장직의 자리를 교회에서 세상으로 확장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상징적인 표현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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