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형은 목사
말씀삶공동체
성락성결교회 담임

“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 갈 길을 모색한다”, 지난 20일 열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제19회 전국수련회의 주제다. 1517년부터 2017년까지니까 500년이다. 50년이 희년이니 500년이면 대희년이다.

종교개혁 대희년과 관련하여 여러 해 전부터 개혁 구상과 실천적 방안을 준비해온 교단이나 모임도 있지만 대부분은 작년에 가시화되었다고 보인다. 작년 후반부터 올해 전반기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에서는 종교개혁이란 주제를 현재진행형으로 다루고 있다. 19년 전에 창립된 이래 일치, 갱신, 섬김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한목협은 이런 흐름에 마당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내용의 토의와 종합을 자극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고마운 일이다.

종교개혁 대희년의 중간을 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목할 만한 비판은, 한국 교회가 종교개혁이란 주제를 다루면서 자신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상품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500주년이란 것은 개인의 삶에서 다시 경험할 수 없는 기회다. 기독교와 교회 공동체의 영역에서 이것처럼 명분과 동기와 소재가 넉넉한 게 어디 있겠는가. 누가 봐도 개혁의 대상이 분명한 단체나 개인들이 앞다투어 개혁과 관련된 행사나 토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올해가 지나면 종교개혁은 실종될 것이라고 본다면 너무 비관적인가.

기독교 신앙의 근본적인 틀에서 다시금 종교개혁의 방법을 점검하자.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서 핵심은 마음의 변화다. 산상설교에서 주님은 외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동기의 순수성과 마음의 상태를 강조하셨다. 사람이 보지 못해도 하나님이 보신다는 것이 그 근거다. 마음은 없으면서 형식만 갖추는 것을 외식이라고 하셨다. 내면의 혁명은 모든 종류의 변화 가운데서 가장 강력하고 위대하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 말씀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새 존재가 되어 마음과 영혼이 새로워진 사람은 삶의 일상도 바뀌게 된다. 내면의 혁명이 참이라면 제도나 구조의 가시적인 영역에 변화를 일으킨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 가시적이며 외면적인 형상은 기본적으로 창조주의 축복이다. 많은 신학자들이 공감하듯이 기독교의 복음을 창조와 구원이란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교회론에서 제도는 창조의 복인 형상과 연관된다. 그렇다면 구원도 외면적인 영역을 포함한다. 로마서 8장에서 구원의 완성을 말씀하면서 사람뿐 아니라 다른 모든 피조세계를 포괄하는 것은 이런 데 근거한다.

종교개혁 대희년이 절반 지났다. 절반 남았다. 깊이 기도하며 마음과 영혼의 변혁을 갈망하자. 거룩한 영의 일하심으로 죄로 물든 모든 것이 새로워지도록 헌신하자. 교회와 가정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직하게 말하고 진실하게 행동하자. 종교개혁과 연관된 어느 모임에서든 개혁의 의제는 거의 공통적이다.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면 성서의 말씀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이런 영역에서 무엇보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개혁의 주체이기 이전에 개혁의 대상이다. 겸허하게 주님 앞에 엎드려야 한다.

성령의 역사로 이뤄지는 자아의 변혁이 사회 변동의 토대가 된다. 긍정적인 사회 변동에서 핵심은 간단하다. 사람이면 누구나 욕심을 내는 돈, 성, 명예, 권력 등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이런 영역을 신앙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인류 역사 공통의 관심사에서 기독교적인 윤리 도덕성의 우수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교회가 결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하여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세상에 주신 복음, 이 복음은 세상의 복이며 희망이다. 복음이 생명이며 가능성이다. 복음에는 위대한 미래가 있다. 한국 교회와 사회가 21세기의 세계를 이끌어가도록 종교개혁 대희년의 남은 시간을 주님께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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