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덕 대표
비전북하우스

지난 8일 한국기독교서점협회 서울지회 총회에 초청받아 설교를 했었다. 서점 경영에 있어서 ‘내로라’하는 분들이 많이 오셨다. 그분들에게 ‘기회가 위기로, 위기를 기회로’라는 제목으로 같이 말씀을 생각해 보면서 ‘동네 서점의 변신을 통하여 서점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서점을 하나의 문화적 공간으로 만들어 단순히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 되게 해야 한다’는 어찌 보면 서점인들에게는 평범한 내용이겠지만 다시 한 번 언급해 보았다. 그 베테랑 서점인들도 매출저하는 이미 오래 전 일이라고 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얼마 전에 전(前)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이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했다. 분명하게 알려진 사실은 가해자인데 자기는 피해자라고 강변했기 때문이다. 그 수많은 인명살상과 엄청난 재산적 피해의 원인자가 피해자라는 말로 너무 쉽게 대죄로부터 빠져나가려고 한다는 공분이었다.

글은 진실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물론 어떤 장르의 글이냐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예를 들어 회고록이라든지 자서전과 같은 글에는 사실이 표현되어야 한다. 이 사실에는 주관적 사실과 객관적 사실이 들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글에는 주인공의 솔직한 행적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 사실적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글에서 사실이 빠지고 사실로 둔갑이 되어 온 글들 즉, 미화요 윤색이요 왜곡이 되어 온 글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병인을 심어놓게 된다.

요 근래 보내온 두 편의 자서전적 글을 검토하고 교정하며 쓰기도 했다. 한 편은 자서전이라고 느꼈고, 다른 한 편은 자서전 소설로 느껴졌다. 즉, 전자가 작자 자신의 일생을 소재로 하여 자신이 직접 쓰거나 타인에게 그 내용을 불러주어 쓰게 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자기의 생애나 체험을 소재로 하되 소재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작가가 의도하는 대로 꾸며서 기술하는 것이다. 비슷한 단어이지만 전혀 다른 내용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글에 대해서 전자를 후자로 하였으면서도 전자라고 우겨대기에 그러한 내용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은 고사하고 공분까지도 가져온다는 것이다.

글에는 글 본래의 생명이 있어야 하는데 자꾸 윤색하고 각색하면 그 글에 들어있는 생명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글을 아예 죽게 만든다. 글에 생명력이 없다면 사람들은 글에 흥미를 잃게 되고, 흥미를 잃게 되면 글에서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글들이 책이라고 하는 포장을 입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앙을 고백하고 나타내고자 하는 글들도 같은 양상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책이라는 포장 속에 들어있는 글들의 내용이 과연 자서전일까 자서전 소설일까?

오늘날 서점의 위기에 자서전 소설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글을 썼고 앞으로도 써야 하고, 책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만들어야 하는 사람으로서 서점의 위기에 일조하지 않기 위해 늘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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