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반적으로 종교개혁을 말할 때,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에 95개조 반박문을 게시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학자들에 따라서 종교개혁의 시작에 대한 의견이 나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루터가 그 95개조 반박문을 붙였을 때, 그 내용들이 어디서 베껴서 쓴 거라든지, 누가 알려줘서 쓴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가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학문적 토대 위에 용감하게 써 내려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루터는 또한 이 반박문을 게시한 후 많은 사람들과 논쟁하고 토론하였습니다.

학문적인 토론에서 교리적인 논쟁까지, 루터는 그의 지식과 학문적 배경을 토대로 이 반박문에서 주장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변론하고 논쟁하였습니다.

루터가 그렇게 열심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타협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생각하기에 당시 교회의 주장과 교리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공부하고 익힌, 그리고 깨달은 성경의 진리와 지금 교회가 주장하고 있는 내용들이 전혀 다르며, 오히려 교회의 교리들이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이끌기는커녕, 도리어 죄의 길로 이끌고 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방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의 생각과 가치관, 사상과 맞지 않는 것에 대해 목숨 걸고 싸웠던 것이죠. 학문은 생각이고 사상입니다. 머리 속으로 그려지는 이론들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바로 이런 생각과 사상들이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대로 움직입니다. 우리가 생각한대로, 우리가 아는대로 움직입니다.

생각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거예요. 대로우 밀러 목사님은 그의 저서 “생각은 결과를 낳는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타툼이나 분쟁,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를 단순히 무력간의 충돌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념간, 즉 생각의 충돌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이 우리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이죠.

마찬가지입니다. 마틴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이유는 루터가 가지고 있는 학문적 배경과 지식이 그 당시 교회가 주장하는 가치관, 즉 교리와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목숨을 걸고 그 가치관과 이념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투쟁했습니다. 

교황이 루터에게 주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파문시킬 거라고 협박을 합니다. 그 시대에 신부나 사제가 파문을 당하는 것은 이단이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시키고 교회를 혼란케 만드는 이단. 마녀사냥이 유행했던 당시에 교회가 인정한 이단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루터는 어떤 방해와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그의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가진 신학적 가치관, 학문적 지식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을 살면서 많은 갈등과 시련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흔들리고 넘어져서 우리의 믿음을 지키지 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올바른 가치관, 제대로된 신학적 학문적 토대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흔들림 없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른 신학적 사고를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바라기는 올바른 신학, 학문적 토대 위에 견고한 믿음으로 서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