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55)

▲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
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김 집사님은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로 인해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분에게는 남매가 있는데 아들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도 장애인인데 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으니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한때는 우울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답니다.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엄마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처음 그 예쁜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기쁨과 또 다른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가 자라면서 이상증세를 보이자 엄마의 가슴은 아프고 또 아파왔다고 합니다. 자라면서 간질을 하다가 머리를 다쳐 죽음과 마주했을 때,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했을 때 차라리 살리지 말걸 하는 후회가 들 때도 있다고 합니다.

나에게 무슨 죄가 많아서 이러한 시련을 주느냐고 하나님께 항변도 해봤지만  우울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들이 자라서  더 이상 집에서 데리고 있을 수 없어 시설에 보냈는데 그곳에서도 아프다고 전화가 올 때면 가슴이 아리다고 합니다.

엄마의 몸도 세월이 가면서 여기저기 고장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몸이 아플 때면 너무도 괴롭다고 합니다.

남편은 차가 없습니다.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에 퇴근하니 병원에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이라 병원에 갈 때면 제가 동행합니다. 리프트가 장착된 차이기에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어 좋다고 말하면서 감사의 인사와 함께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그분에게 저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김 집사님을 위로하고 기도하겠다고 했더니 얼굴이 환해지십니다.

김 집사님의 딸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사는데 어려운 형편에서 살아가는 딸의 모습이 장애 가진 엄마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자녀들을 제대로 뒷바라지 해주지 못하는 자신이 불행하게 느껴져 한때는 미웠다고 합니다.

이제 신앙을 가지면서 아픔이 치유되고 불안하고 힘든 마음을 주님께 맡기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자는 마음이 든다고 고백합니다. 얼마 전 병원에 입원했을 때 병원에서는 더 있다가 퇴원해야 한다고 했지만 퇴원을 강행했습니다. 이유는 매주 있는 장애인 예배에 순서를 맡았는데 빠질 수 없어 퇴원할 테니 차량 봉사를 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기쁜 마음으로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면 주님과의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그의 말을 듣고 얼마나 감사하고 은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이렇듯 감사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인데도 감사가 나오는 김 집사님의 삶을 주께서 축복해 주실 것을, 이제 주님이 이 아픈 마음과 환경을 만져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환경이 어떻게 되었든 범사에 감사하고 기도하면서 찬송하며 제2의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고는 김 집사님을 응원합니다. 세상에는 조금만 힘들어도 절망하고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앙인들조차 현실과 타협하는 현실에서 자신의 아픈 상황을 믿음으로 이겨나가려는 분들을 보면서 목회자로서 얼마나 기쁜 마음이 드는지 모릅니다.

죽음을 생각할 만큼 큰 문제가 있을지라도 결국엔 주님 안에서 문제가 풀어져야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김 집사님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이제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갈 것이며 자녀들도 주님이 붙들어 주시기를 기도하며 사신다고 고백하는 김 집사님 가정에 주님께서 늘 평안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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