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형 영 목사
희망선교회 대표,
한국장애인선교단체
총연합회 중앙회장

건강한 사람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매년 캠프를 앞두고 장애인들이 느끼는 설렘과 기쁨을….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여행 가고 사람들을 만나 분위기 있는 곳에서 원하는 것을 먹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기적 같은 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다른 이의 도움이 없이는 바깥출입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는 돈이 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매년 갖는 ‘희망 사랑의 캠프’로 인해 무료하게 견뎌야 할 1년을 행복과 기대로 지낸다는 이들.

올해도 장애인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희망 사랑의 캠프’가 7월 3~6일까지 제주도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28회까지 별 탈 없이 진행된 것 자체가 기적이었고, 장애인을 향한 특별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였다고 단언한다. 매해 반복되는 캠프처럼 보이지만 사실 늘 새로운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마치 다시 올 내년은 없는 것처럼. 올해 캠프에도 작년에 오셔서 그토록 행복해하시던 장애인 한 분이 보이지 않았다. 돌아가신 것이다.

6월이면 희망선교회 본부 사무실은 매우 분주해진다. 7월의 캠프를 앞두고 캠프 참가대상인 장애인과 자원봉사자, 여행사 섭외 등 세세한 부분을 총 정리하며 미리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민간단체로서의 장점은 인적, 물적 자원만 충족되면 그들의 눈높이와 욕구에 따라 얼마든지 이 행사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자원이 그렇게 쉽게 확보되느냐는 것이다. 희망선교회는 1년에 한 번씩 일일찻집을 열어 그 수익금과 독지가들의 후원금으로 캠프를 지속해왔다.

사실 가족 중 중증장애인 한 명을 데리고 외출하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다. 하물며 이 행사를 진행하는 우리 입장에서 볼 때 그동안 50~60명의 중증장애인을 3박 4일내지 4박 5일씩 캠프를 떠난다는 것은 정말 모험이었다. 왜냐하면 캠프 진행 중 때로 위급한 환자도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어려운 상황과 난관에 부딪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장애인들의 욕구도 커져 지금은 심신의 치유와 사회적응을 위한 볼거리 위주의 수준 높은 관광 캠프가 되었다. 누가 보면 연례행사로 캠프를 진행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 희망선교회 직원들로서는 매년 기적을 낳는 일과도 같다.

1년에 한 번씩 떠나는 캠프에 대한 장애인들의 기대치와 욕구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그들을 케어해 줄 봉사자 모집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3박 4일의 캠프 중 장애인을 등에 업어 버스에 태우고 휠체어를 버스 속에 싣고 빼는 과정이 1인당 60여회 가량 된다. 중증장애인이 50명만 되어도 300회를 행해야 하는 것이다. 때로 청년자원봉사자가 부족할 때는 1인당 감당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아서 지칠 때도 많이 있다. 예전과는 달리 자원봉사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늘었지만 그렇다고 과연 누가 자기 회비 내고 4, 5일간 휴가 내어 그것도 중증장애인들을 봉사해 줄 것이냐는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 큰 난제이기도 하다.

올해도 캠프 진행 중 7월의 볕이 너무 뜨겁고, 때로는 무섭게 쏟아지는 장맛비도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그 햇볕과 소낙비가 우리가 가는 길을 막아서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그러한 일기로 인해 28년 동안 캠프가 단 한 번도 중단되거나,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마 장애인의 친구가 되시는 사랑의 하나님께서 이들의 유일한 소망이며 기다림인 이 나들이를 얼마나 기쁘게 받으셨는가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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