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195]

“성도들에게 제안을 하려면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많은 목회자들이 소통 없이 자기주장만 앞세우므로 
성도들이 외면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예전보다 목회환경이 더 척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나는 이런 목회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교회의 ‘영적 출력’을 높여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교회가 영적으로 올라가야 척박한 땅을 옥토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영적출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한다. 우리 교회 홈페이지를 열면 매번 행사표가 먼저 보인다. 성경통독도 하고, 치유기도회도 하고, 실버대학도 열고, 길거리 전도도 하고, 학교나 병원도 찾아 전도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몸부림쳐 본다. 사실 그렇게 노력해도 제자리 아닌가? 쓴 소리를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목회를 모르는 소리다. 그만큼이라도 몸부림치니 현상유지하는 것이다. 노력도 애쓰지도 않는 교회는 이미 추락하고 있음을 주변에서 목격하지 않는가?  

이런 목회자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성도들은 목하 ‘각자도생(各自圖生)’중이다. 아무리 교회가 힘들고 어렵다 해도 자신이 먼저다. 인물이 필요해서 요청해도 무관심하다. 교회 일을 도와달라고 수없이 광고해도 전혀 응답이 없다. 왜 성도들은 목회자가 제안해도 거절할까? 

무관심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영적인데 관심이 없다. 먹고 마시고 입고 쓰고 하는 것에만 온통 관심을 기울인다. 충분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목회자의 의식과는 전혀 다르다. 교회 안에서만 지내는 목회자와는 삶과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성도들에게 제안하려면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많은 목회자들이 소통 없이 자기주장만 앞세우므로 성도들이 외면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목사의 제안이 자신들의 마음에 와 닿지 않기에 설득에 실패하는 것이다.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얼마 전 어떤 성도의 장례식에 문자로 몇 분을 초대했다. 돌아가신 분이 교회생활을 못했기에 아는 성도가 없다. 그래도 목사의 문자를 보고 몇 분이 응낙해서 다녀온 적이 있다. 초청한 분 가운데 한 사람, 거절의 답 글이 왔다. “저는 안갑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못 간다는 것이 당연할 듯싶다. 전혀 응답이 없는 것보다 솔직한 답글이 반갑기도 하고 감사했다.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어쩌면 싫은 것, 어려운 부탁은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하다. 

어떻게 성도들의 동의를 얻을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어느 것보다 어렵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승낙을 얻어야 한다. 첫째는 성도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목사가 제안하는 것이니 순종하시오 하는 근대적 사고는 먹히지 않는다. A또는 B를 고르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풀어서 설명해 준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성도들의 생각과 목회자의 생각은 하늘과 땅만큼 멀다. 성도들 모두 목사의 생각에 동의할 거라고 착각하는 이들은 실망한다. 멀리 있는 성도들을 끌어당기는 방법은 충분한 설명이다. 어떤 도움이 될지, 유익이 있을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잘 설명할 때 동의가 쉽다. 

셋째는 평소에 신뢰감을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론적으로 맞느냐보다는 감정이 동하느냐에 더 움직인다. 평소에 교회를 잘 이끌어간다는 확신을 심어줄 때 성도들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넷째는 존중할 때 움직인다. 누구나 잘 아는 원칙이지만 목회자들 가운데 몇몇은 성도들을 존중하기보다 이용하려 한다. 제안들이 모두 성도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성도들과 목회자의 생각이 충돌할 때도 여전히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때가 되면 결국에는 하나님의 뜻대로 결정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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