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0주년 祝詩 2

     
 

소릿길 40년

 

                             민영진

 

어디 이게 피차에
축하하고 축하받을 일인가
광야에 길 내며 헤매온 고달픈 길
잠시 쉬면서 
상처 어루만져 달랠 일이지

사람들은 너 들소릴 두고 
세례 요한이라고 한다
빈들에서 메뚜기와 들꿀로 연명하고 소리 질러대고
밤이 추운 지중해성 기후에도 
약대털옷 걸치고 거뜬히 견뎌내고

더러는 널 예레미야라고 한다
제사장에서 예언자로 직업 바꾸고 후회막심
눈물로 여생을 보냈다고

더러는 널 엘리야라고 한다
목숨 지키려 시내산 동굴 속에 숨어 
폭풍에도 꿈쩍 않던 너
지진에도 요동하지 않던 너
화염에 휩싸여도 
헐몬의 냉기로 스스로를   
담금질하던 너
드디어 세미한 음성이 널 동굴 밖으로 토해냈구나 
다시 들소리 되라고
바람에 실려 풍문 되라고
피에 섞여 흙속에 파묻혔다가 
블랙홀 거쳐 곧바로 하늘로 올라가 
우주를 뒤흔드는 하늘 소리가 되라고

예수
세례 요한
예레미야
엘리야  
얼굴 넷, 사면체 스랍 되어 
시은좌(施恩座)에 앉아 
토라(법)와 호크마(지혜) 
다바르(말씀)와 로고스[道]와 
보혜사 성령
들판에 가득 차게 하거라
들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 되거라

 

▲ 민영진
시인. 대한성서공회 전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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