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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레즘으로 가자 >4<알로펜의 아시아(AD 610~1625) 천년여행 [ 220 ] / 사제 왕 요한 25
조효근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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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7호] 승인 2017.10.26  13: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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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조의선인은 어떤 조직인가? 이에 대해서 요한 태자는 잘 모른다. 을지 고 사부가 자기에게 들려준 고구려 제국의 신화라고 생각했다. 요한 태자는 주변을 물리치고 혼자 걸었다. 산세 험한 계곡을 지나 산중턱에 털썩 주저앉았다.

카스피해가 내려다보이는 먼 들 너머 아득한 저 멀리를 바라본다. 그는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듯한 모습을 하다가 그 자리에 벌떡 누웠다. 하늘을 본다. 진청색 하늘의 드넓은 공간에서 뛰노는 구름떼들. 저들은 회백색 그림을 그린다. 궁전 같기도 하고 주변으로는 만리장성도 같은 형용을 이루었다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커다란 용들이 뒤엉켜 싸우는 모습으로 바뀌기도 했다.

하늘에서도 싸우는가. 용 두 마리의 맹수가 으르렁거리다가 그것들이 뒤엉킬 때 요한은 몽골 초원을 떠올렸다. 토그릴과 태무진의 양웅시대가 도래한다고 예언하는 점술사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따위 점괘를 들을 때는 마음속에 불안이 스멀거리는 것을 느끼곤 했었다.

십자군 전사 출신들이 자기 휘하 군병 중에 몇 명 있는데 그들이 말하기를 서양 기독교 십자군 진중에서는 사제 왕 요한이 동방의 한 제국을 이끌고 있는데 그가 십자군을 괴롭히는 셀주크 이슬람 술탄을 격퇴했다고 전해왔었다. 그렇다면 사제 왕 요한은 요한 태자의 할아버지요 카라키타이 개국 황제인 야율 대석이 분명했다.

요한 태자의 할아버지인 야율 대석이 셀주크 술탄 산자이의 10만 대군을 카트완 전투에서 단숨에 격파한 무공을 그가 잘 아는데 요즘은 토그릴 칸, 또 옹칸으로 불리는 케레이트의 카간과 예비된 몽골의 영웅이라는 테무진 중에서 사제 왕이 나온다는 소문이 십자군 진영에서 떠돌고 있다고 한다.

여기까지 생각하는데 누군가 가까이 접근한다. 풀잎들이 전해주는 신호였다. 태자는 방어동작을 준비했다. 그의 가까이에는 호위무사들이 있다.

“태자 마마….”

태자는 호위무사들인 카라진의 영주와 신초가 그의 곁에 나타남과 동시에 몸을 일으켜 자세를 바로잡았다.

“뭔가?”

“을지 고 총사령관께서 전령을 보내셨습니다.”

“오, 그래. 그럼 군막으로 가자.”

“네. 대…장님!”

영주가 대장님이라고 호칭했다. 태자는 말없이 대장 군막으로 갔다. 군막 입구에 낯익은 장수가 한 사람 서있다.

“오, 유드게스 장군! 어인 일이오?”

“네, 총사령관님의 명을 받들었습니다.”

을지 고의 명이라면 요한 태자의 감독관이다. 몽골 사막 출신으로 신출오묘의 전술전략을 시도할 줄 아는 귀한 인재라고 을지 고가 늘 태자에게 말해준 그 사람이었다.

“그래요. 나를 너무 붙잡지 마시오.”

“무슨 말씀이시온지, 마마.”

“사부님께서 나를 감시하라고 그대를 보내셨지 않을까?”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이 하늘 아래서 누가 태자 마마를 감시합니까?”

“아니면 됐소. 그리고 여기 머무는 동안 그대나 나의 직속부대원들 그 누구도 입에 태자 마마를 올리지 마시오. 혹시 적들의 간자가 들을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또 나는 호라산 지역에 머무는 동안 한 사람의 장수로 호칭하도록 지시했어요. 그대도 명심하시오.”

“네, 명심하겠습니다. 대장님!”

“됐소이다. 을지 고 총사령관님의 선물은…, 뭐든지 꺼내보시오.”

“없습니다. 마마, 아니 대장님의 신변을 지키는 일에만 집중하라 하셨습니다.”

“그래요. 그것뿐이오?”

“네,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면서 중간부대들 간의 정보망을 한 번 점검하고 왔습니다. 대장님 곁에는 30명이 아니라 카라진 전사들 모두와 1만여 명 군사를 한나절이면 전투대형을 갖출 수 있고, 하루 정도의 시간이면 5만 명이고 10만 명을 동원하도록 해두었습니다.”

“좋아요. 그럼 내 계획을 말하죠. 내일 오전에는 모의전투 훈련을 해보고 싶소이다. 초원의 전투와 정주민들 지역과 사막이나 산악지대 훈련도 계획 중인데 유드게스 장군이 계획을 세워보세요.”

“네, 대장님!”

“내가 한마디 물어볼 게 있는데 괜찮겠어요?”

“네, 하문하십시오. 소장 성실하게 답변해드리겠나이다.”

“다름 아니라. 몇 해 전 유드게스 장군은 총사령관님을 따라서 케레이트국에 다녀오셨죠. 그때 테무진을 만났다는 말씀을 들은 일이 있는데 그 사람에 대해 내게 해 줄 말이 있습니까? 예를 들어 그 사람의 관상 같은….”

“아,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테무진은 몽골족 조상 중 카불 칸이라는 큰 영웅이 있는데 그는 카불 칸의 직계 자손입니다. 그들 종족 모두가 조상들의 전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보이더군요. 테무진도 제가 잠시 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어린 나이인데도 옹 칸 앞에서 당당했습니다. 오히려 옹칸이 테무진의 눈치를 본다고 할까요. 그의 눈빛이나 행동거지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그 정도였어요.”

요한 태자의 반응에 유드게스가 긴장했다. 태자는 테무진의 풍모에 대한 유드게스의 말에 신경이 쓰이는 듯했다.“제가 보기에는 케레이트 옹칸이나 나이만 국의 틈바구니에 먼 옛날 잠시 반짝였던 집안의 자손들이라 해도 그는 날개 부러진 산새 한 마리일 뿐이었어요.”

“그런가?”

태자는 유드게스 장군을 바라보면서 멋쩍게 웃었다.

“태자 마마는 오늘의 중앙아시아를 평정하시고, 콘스탄티노플까지 호령하는 영웅의 기상을 타고나셨다고 을지 고 총사령관님이 제게 종종 말씀하셨어요.”

요한 태자가 유드게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효근/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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