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31:20 중심으로 ‘하나님의 아픔’, 깊은 사랑 조명
“아픔에 있어서의 하나님은 자기 자신의 아픔으로 우리 인간의 아픔을 해결하여 주는 하나님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기 자신의 상처로 우리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여 주는 주님이시다(벧정 2:24).”
예레미야 31:20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아픔’을 깊숙이 들여다봄으로써 거기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피조세계를 향한 궁극의 사랑으로 이끈다.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변화무쌍한 불안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일까. 하나님에 대해 어떤 모습보다도 ‘사랑’의 부분이 극대화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책은 ‘하나님의 아픔’을 간과하고 ‘가벼운 사랑’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한다.
책은 ‘아픔’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한 첫 번째 신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의 신학자 기타모리 가조(1916~1998)는 인간의 아픔 속으로 들어가 그 아픔을 규명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하나님의 아픔으로 시선을 돌려 하나님의 아픔이란 어떤 것인지, 하나님의 아픔은 우리 인간의 아픔을 어떻게 다루는지, 인간의 아픔으로부터 어떻게 치유될 수 있는지, 인간의 아픔은 하나님의 아픔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대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하나님은 자기 자신의 아픔으로 우리 인간의 아픔을 해결하여 주는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아픔에 기초한 사랑이며, 사람은 아픔에서 하나님과 하나가 된다고 강조, 이 하나님의 아픔에 기초한 사랑의 복음이 현실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등지고 있는 죄인에게 다가오는 하나님의 사랑 곧 하나님의 아픔 속에서, 죄인은 완전히 하나님께 정복당하여 순종하는 자가 된다. 순종이란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떨어지지 않는 것이지만, 죄인을 파악하는 하나님의 아픔으로부터 어떻게 해서도 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어나는 것은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이다. 하나님의 아픔의 승리는 이 아픔도 관통하는 한결같은 하나님의 사랑, 곧 하나님의 아픔에 기초한 사랑이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아픔은 반복해서 하나님을 배반하는 인간의 죄성에 기인하고 있는 것을 주목하면서 그런 인간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아픔이야말로 그분의 크신 사랑을 발견하는 길인 것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한 대속과도 맞닿는다.
“예레미야에게 나타나고 바울에게 나타난 하나님, 곧 복음에 있어서의 하나님은 단지 아들을 낳는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이 아니다. 복음의 하나님은 아들을 죽게 하는 아버지로서의 하나님, 그리고 그 행위에서 아프신 하나님이다. 아버지가 그 사랑하는 아들, 그것도 그 독자를 죽게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궁극적 행위이다.”
하나님의 아픔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 일본의 신학자 기타모리 가조의 <하나님의 아픔의 신학>은 1946년에 출판되어 서구 기독교 신교 신학의 주제인 하나님의 고난을 일본인의 관점에서 앞서 제시한 “선구적 작품”(박영식 교수, 서울신대 조직신학), “아시아에서 생산된 신학사유를 대표”(서정민 교수,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패전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일본에서 서른의 젊은 신학자가 발표한 책은 일본의 그리스도인들과 비 그리스도인들에게까지도 감동과 위로를 주었고, 몰트만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신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58년 3판 서문에서 당시 분열의 극한을 향해 나아가는 세계를 바라보며 “‘아픔의 하나님’을 오늘 다시 반복해야 한다”면서 “‘감싸 안을 수 없는 것을 감싸 안는’ 하나님의 행위야말로 하나님과 세계 사이의 평화(고후 5:18~20)”라고 한 저자의 말은 오늘에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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