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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을 향한 사랑, 10년이 길다고요?”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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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7호] 승인 2017.10.26  14: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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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현장에서 
아동·청소년 보호 취약한 
현실 목도 후 설립, 
가출 예방 및 위기관리 도와

내 편 되어주는 ‘동네 
어른친구’,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시는 
예수님 마음으로…

 

   
▲ 박현홍 대표

“한 명의 아동·청소년은 천하보다 귀합니다.”

한 영혼을 향한 예수님의 사랑, 이것이 도움이 필요한 한부모·조손 가정 아이들의 든든한 벗이 되어주는 멘토링 전문 기독교 사회복지 NGO ‘러빙핸즈’의 모토이다.

러빙핸즈 멘토링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밥 먹기’와 ‘같이 놀기’이다. 멘토와 멘티가 한 달에 두 번 이상 만나 같이 밥 먹고 놀면서 교감하는 것, 이들 사이에선 일명 ‘밥토링’으로 통한다. 그런 만남 속에서 둘 사이에 마음이 열리고 나이를 넘어 끈끈한 우정이 자란다. 멘토와 멘티, 스승과 제자의 개념이기보다 아이들이 멘토를 ‘동네 어른친구’라고 부르는 이유다. 언제든지 내 편이 되어주는 한 사람, 아이들에게는 힘들 때나 위기의 순간에 든든한 버팀목이다.

러빙핸즈 박현홍 대표(49)는 “한 사람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이야말로 오늘의 교회가 회복해야 할 영혼 구원 방식”이라고 제시했다.

 

# 한 사람을 향한 사랑

“러빙핸즈 멘토링은 한부모가정 또는 조손가정의 아동·청소년 한 명, 한 명을 성인이 되어 자립하는 나이까지 한 명의 멘토가 어른친구가 되어 끝까지 지속적으로 지지해 주고 돕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끝까지’이다. 멘티 대상이 초등학교 4학년 나이인 만 10세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세까지이니 길게는 10년까지 만남이 이어진다.

멘토가 되려면 18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3명의 추천사가 필요하다. 교육을 마치면 멘토가 사는 지역의 주민센터를 통해 멘티와 연결된다. 멘토 교육은 무엇보다 “한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이끄는 내용이다. 한 번 멘토가 되기를 결심하면 기본 10년은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지침이다. 사랑이 전달되려면, 복음이 아이들의 마음에 심겨지려면 일회성 복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멘티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고 만나서 사용하는 비용도 멘토가 부담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 가장 안타까운 것은 멘토가 중도하차하는 것이다. 추천자 중 한 사람은 멘토가 이사나 직장문제, 질병 등의 이유로 중단될 경우 대신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이가 상실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러빙핸즈를 설립한 지 10년, 약 800여명이 러빙핸즈 멘토 양성 과정을 수료했고, 그 중에서 약 427명이 멘토링에 참여했다. 현재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수는 249명이며 108명의 멘티가 졸업했다. 박 대표도 멘토로서 한 아이를 섬기고 있다.

왜 한 명에게 집중해야 할까?

“아이들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필요를 채워주려면 한 명이어야 합니다.”

박 대표가 한부모·조손 가정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버팀목이 되어주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사회복지 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현장에서 아이들이 처한 힘겨운 상황을 목도하면서였다.

“우리나라 청소년 가출 연 예상치는 20만 명이고 가출 상태로 떠도는 아이들은 60만 명으로 추정합니다. 여자아이들의 경우 가출한 지 3주가 지나면 80%가 성매매에 빠집니다. 한부모·조손 가정 아이들의 경우 훨씬 사고의 위험이 높습니다.”

가출 외에도 부모로부터 학대박거나 성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심각했다. 박 대표가 사회복지 기관에서 청소년 분야를 담당했을 때,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의 사건은 지금도 생생하다. 가출한 아이를 되찾아온 부모는 버릇을 가르친다고 한 달 간 아이의 다리를 묶어 방치했다. 학교 교사의 신고로 집에 갔을 때 아이는 오물과 뒤엉킨 채 위태로운 상태였다. 아이가 병원에 입원한 3개월 동안 간병할 사람이 없어 박 대표가 담당 복지사로서 곁을 지켰는데 아이가 회복되자 다시 부모에게 인계되는 것이 아닌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아이들의 가출을 예방하고 여러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러빙핸즈를 시작했다.

멘토들은 아이들이 위험에 처할 때면 단순히 밥 먹는 관계를 넘어 적극적으로 문제에 개입한다. 아이들이 가출한 경우 갈 곳이 없으면 멘토에게 연락이 오기도 하고,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도 부모가 여의치 않은 경우 멘토가 움직인다. 진로도 함께 고민한다. 아이들에겐 전적인 ‘내 편’인 것이다.

러빙핸즈의 멘토링은 아이들에게 정서지원과 함께 복음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그 시점은 아이들이 먼저 물어올 때만 가능하다. 이것이 단 한 명을 끝까지 사랑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내가 과연 멘토였을까? 그건 멘티가 결정하는 거예요. 오랜 세월 지나 아이가 자립한 후에 ‘그분이 나의 멘토였다’는 걸 깨달을 때 비로소 진짜 멘토로 인정받는 것이지요.”

 

# 멘티에서 멘토로

내가 주고 싶은 걸 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필요를 따라가는 것, 박 대표는 러빙핸즈를 통해 ‘한 영혼’을 깊이 사랑하면서 아버지가 옳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시골목회에서 성도들뿐 아니라 지역에 어려움 처한 이들의 요청이 있을 때면 아버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름에 응하셨어요. 그런 아버지가 미웠는데 이제는 이해합니다.”

박 대표의 아버지는 신학교 시절 앓은 폐병이 결혼 후 재발하면서 병원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기도하며 병이 나았다. 하지만 폐가 대부분 손상돼 숨이 차 5분 이상 말을 지속할 수 없었고 설교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교회가 부흥하지 않는 건 목사 탓’이라는 수근거림…. 그런 아버지를 보며 박 대표는 “기왕에 살려주셨으면 온전히 살게 하지 이게 뭐냐!”며 하나님을 향해 원망을 쏟아놓기도 했다.

아버지는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도 아랑곳 않고 섬김의 일을 힘에 부치도록 하셨다. 그야말로 ‘24시간 대기조’였다. 병원이 없는 시골에서는 귀신들리거나 병중에 있는 사람을 돌봐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그러면 그들을 집에 데리고 와 한 방에서 몇날며칠 함께 지내며 치료를 위해 힘썼다. 밤이면 귀신이 동생에게 옮겨 붙기도 했다.

그때는 아버지의 삶이 싫었는데 어느덧 자신이 그런 삶을 따라가고 있는 것을 본다. 아이들이나 멘토들의 요청에 밤낮이 없다.

러빙핸즈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10년만인 올해 귀한 결실이 맺혔다. 멘티였던 아이들 3명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멘토에 나선 것이다. 또 10월 19일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2017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을 수상했다.

박 대표는 “그리스도인 모두가 한 명을 끝까지 사랑한다면 이 땅의 복음화는 순식간에 이뤄질 것”이라면서 그것이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신 예수님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었다.

러빙핸즈는 멘토링 프로그램 외에도 ‘초록리본 도서관’을 통해 독서프로그램, 동아리활동, 북콘서트, 기부콘서트 등의 대안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지원은 도서관에 대해 연 200만원이 지원되는 것 외에는 없다. 지원 받으려면 ‘숫자’를 키워야 하는데 박 대표는 “우린 숫자에 관심 없다”며 ‘한 명’을 고집했다. 그래야 감동을 주는 섬김이요 사랑이라는 것이다.

10월 20일 박 대표를 만나기 위해 찾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초록리본 도서관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30명 중 대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는 한 명 당 250만원씩 등록금을 지원하고, 취업하는 아이들에게는 정장 한 벌과 구두 그리고 졸업 축하금으로 100원씩 전달하기 위해 일일찻집을 연 것이다. 이것이 아이들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데 힘과 용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박 대표가 ‘멘토’가 되어보지 않겠냐고 권한다. “멘토는 내가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힘을 주시기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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