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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교회가 무너지는 현실, 심각하게 봐야 한다”목회사회학연구소, 중형교회 25개 대상 인터뷰 조사 결과 ‘심층연구 세미나’
양승록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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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8호] 승인 2017.11.08  15: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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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사회학연구소는 ‘한국교회 마지노선 중형교회’ 주제로 한국교회 심층연구세미나를 개최했다.

뉴타운 사업 불발되면서 교인들 타 지역으로 이사-
노령화 추세 진행-젊은 층은 유입 어려운 형편. 

교회는 재정난, 보수화 상황 강화,
 젊은이들 목소리 반영 어려워져

지역에 기반 한 중형교회 특징 살려 소통 
원할하게 하고, 합리적 운영 모색해야

 

“중형교회가 이렇게 무너지면 한국교회의 생태계도 함께 무너질 것이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정말 두려웠다. 이렇게 간다면 과연 한국교회는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 교수)가 출석교인 300~1000명 규모의 중형교회 25개를 대상으로 올 2~9월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이렇게 우려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교회, 현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중형교회의 현실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1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목회사회학연구소 주최로 ‘2017 한국교회 심층연구 세미나’가 ‘한국교회 마지노선 중형교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중형교회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발제한 조성돈 교수는 “작은교회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때 이제 작은교회는 어렵게 됐고 중형교회도 무너지고 있다고, 이제 중형교회가 무너지면 한국교회는 회생의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는 기분이었다”고 피력했다.

조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보면 많은 중형교회들이 무너지고 있었다. 무너졌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목회자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서 급격하게 무너진 교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중형교회가 무너지는 이유들

중형교회가 무너지게 된 데에는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한몫을 했다고 조 교수는 진단했다. 구도심 내지는 부도심(대도시 주변에서 도심의 기능을 분화 담당하는 지구)에 중형교회들이 40~60년 정도 된 교회인데, 지역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성장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서 서울 뉴타운 사업 공약이 불발되면서 어려워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뉴타운 공약으로 그곳에 오래 살았던 교인들은 다른 지역으로 옮기게 되고, 교회의 주축이었던 어른들은 남았지만 자녀들은 교육 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겨가는 실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 나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지역에 기반 한 교인들은 줄어들고 가족 중심 교인들만 관계 중심으로 남게 되는데, 문제는 가족중심의 파벌이 생겨 합리적인 의사구조가 유지되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혼인으로 엮이기까지 하면 씨족들의 연합으로 이들의 비위를 거스르는 목회자는 버티기 힘든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또 교회가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큰 부지 매매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한 교회의 경우 교인 숫자가 1/10로 줄었고, 교인이 70명까지 내려갔는데, 1년에 이자가 1억이 나가가고, 일반 관리비가 1억이 드는 현실이 되었다는 것이다. 부담이 커서 교회당을 매매하고 싶지만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부분은 노령화 현상. 이들은 부흥을 경험한 세대로, 어려운 형편에서도 교회의 모든 집회에 참여하고 집을 팔아서라도 교회건축을 하던 이들이다. 그런데 그 자녀들은 신앙을 회심이 아니라 사회화를 통해, 즉 교육을 통해 얻은 이들이다. 이들에게 신앙은 철저히 지켜야 할 이유가 없는 일상일 뿐이라고 조 교수는 분석했다.

이렇게 노령화가 일어나고 젊은 층은 유입이 안 되는 형편. 그렇게 되니 교회는 자연적으로 재정적으로 어려워지고 있고, 보수화가 되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어르신들이 정치문제를 교회로 가지고 들어와 보수적인 논조로 피력하는 대신 젊은이들은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되어 있고, 의견을 말하기 보다는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서 조용히 하다가 결국에는 교회를 떠나게 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책임있는 직책에 있는 사람들이 책임지고 있는데 반해서 교회만 그 연령이 높아지고 있고, 심지어 젊은이들을 몰아내고 어르신들만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젊은 층의 사고는 이미 21세기를 넘어왔는데, 교회 구조와 생각은 20세기에 머물러 있으니 당연히 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조 교수는 우려했다.


엎친 데 겹치는 어려움들

또 하나, 중형교회가 흔들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대교체에서 오는 문제들이 조사결과 나타났다고 조 교수는 짚었다.

‘리더십 교체가 아니라 공동체 자체가 교체되고 변혁돼야 하는데 성도들 대부분은 자신들은 바뀌지 않고 가만히 있고, 위에 목사만 싹 바꿔서 우리에게 뭔가 새로운 선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한 목사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이야기한 이 지적은 대부분의 교회들이 느끼는 갈등이라고 조 교수는 말하면서 공동체 자체가 생존 걱정을 해야 하는 판국에 죽어가는 공동체의 헤게모니를 잡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목회자의 은퇴에 있어서도 은퇴비, 원로목회비, 사택, 승용차 등 문제에 대한 정해진 매뉴얼이 없다보니 갈등이 생기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청빙에 있어서도 후임목사를 정하는데 어른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그들의 관점에 맞는 이들이 오게 되고, 그럼 결국 어른들에 맞는 목회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분란이 일어나는 교회들을 적지 않게 보게 되는데, “분란이 일어나면 교회에 하나님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조 교수는 인터뷰어들의 말을 인용해 지적했다. 

“개인적 욕심에서 시작됐건, 정의감에서 시작됐건, 신앙 양심에 의해 시작됐건 결국 교회에 하나님이 없어지고 사탄만 남게 된다. 하나님은 떠나고 사탄이 지배하게 되는데, 끝까지 남는 이에게는 부동산이 상으로 남는 것이다.” 

어려움이 겹치는 데는 문제를 지도할 1차적 권한이 있는 노회(지방회)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중형교회를 지키려면!

우선 지역에 기반해 있는 특징인 중형교회가 그 장점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조 교수는 제시했다.

인터뷰 한 교회들 중에서 지역과 소통을 잘해서 부흥의 기틀을 잡은 곳을 예로 들었다. 주민센터와 연계해서 구제비를 지역주민에게 전달하고, 교회 공간을 지역과 공유하고, 교회에서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해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또 ‘통장 봉사단’을 유치해 통장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고 교제하며 그들이 교회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교회는 교동협의회를 통해 한 교회에서 하던 효도관광을 5개 교회가 하도록 하고, 아이가 태어나 출생신고를 하면 아이들에게 물품을 담은 생명키트를 나눠주는 것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역교회가 다 잘되어야 하고, 지역주민들이 지역에 있는 교회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것, 이건 우리들이 공동으로 해야 될 노력이다.’

또한 합리적 교회 운영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요즘 세대를 P세대, 참여세대(Participation Generation)라고 하는데, 교회에서는 이들이 왜 사라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 교수는 말했다. 실제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있는 곳에 이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왜 교회에는 젊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 하나는 교회가 잃어버린 합리성이라고 조 교수는 봤다. 합리적 운영이 안 되면 젊은 사람들은 납득이 안 되어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국정농단과 촛불집회는 젊은 사람들에게 트라우마와 함께 가만히 있어서는 변화가 없다는 경험을 만들어 줬는데, 교회라고 치외법권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교회의 합리적 운영은 빨리 이뤄져야 할 과제다. 특히 변화에 익숙하지 않는 중형교회에는 큰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리더십 훈련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담임목사로 가기 전에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나 능력을 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 목사가 되면 재교육 차원에서 이 복잡한 포스트모던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어떻게 키우고, 회의는 어떻게 진행하고, 당회원들과 관계에서 어떻게 자신의 의견을 조율하고, 교회의 비전이나 목표 등을 어떻게 설정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배우면 중형교회 목회자들이 훨씬 쉬운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바로 중형교회를 돕는 길이라고 본다.

또 하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교인들의 리더십을 세우는 일이다. 이제 장로들의 리더십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일반 교인들의 리더십도 중요해지고 있다. 교인들의 리더십을 세우는 일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교회를 헤게모니로 보는 관점도 고쳐서 공동체를 세울 수 있는 리더십도 필요하고, 교회 성장기에 자리한 교회중심의 관점도 넓혀서 지역을 향한 리더십도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담임목사, 당회, 제직회 등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형 교회구조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점점 노령화되어가는 평신도 리더십의 구조를 깨는 것은 이제 한국교회, 특히 중형교회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조 교수는 전망했다.

이외에도 청장년층에 맞는 콘텐츠 개발, 분란조정기구 필요, 주중사역 개발을 조 교수는 꼽았다.

목회사회학연구소는 이번 심층연구 세미나를 열면서 “구습을 깨고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고 하는 종교개혁이 이제는 500년 된 낡은 종교개혁이 된 것 같다”면서 “목사의 교회도 아니고 장로의 교회도 아니고 믿는 이들의 교회로 바꾸어놓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우리 믿는 이들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지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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