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임지현장 칼럼(31)

▲ 박현식 목사
한국목회임지연구소장

최근에 아름다운 예배당을 건축하여 봉헌예배를 드린 한 목사님을 만나서 축하의 말씀을 전했다. 이분이 필자에게 불쑥 이야기하기를, “박 목사님, 이제 우리 교회가 반듯하게 예배당을 건축했으니 교회 주변의 모든 작은 교회, 개척 교회, 상가 교회들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입니다” 라고 했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음이 참 무겁고, 섬뜩한 느낌까지 들었다. 아무리 세상이 부익부 빈익빈의 풍조로, 약육강식의 원칙이 팽배해 있다고 하지만 이제 교회들까지도 이런 의식구조를 가지고 무한 경쟁에 돌입해야 하는가? 참으로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이런 사건이 있은 후 몇 시간 뒤에 한 선배 목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이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박 목사, 어떻게 하면 작은 교회, 개척 교회들이 부흥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그 선배 목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작은 교회들을 매월 얼마가 되었든 금전적으로 도와주시는 것도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진정 작은 교회가 부흥되기를 원하시는 마음이 있다면, 목사님께서 섬기시는 교회의 장년 성도가 현재 약 8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그 교인들을 20명 내지 30명 단위로 우선 5개조로 나누어서 그 지역에 정말 신실하게 목회하고 있는 작은 교회, 개척 교회의 목회자가 섬기는 교회에 2,3년만 파송해 주십시오. 분명 작은 교회들도 어김없이 부흥하고 목사님이 섬기시는 교회도 하나님께서 더욱 건강하게 부흥시키실 것입니다.” 

필자의 이러한 제안에 선배 목사는 아주 놀란 표정을 지으며 깊이 생각해 보겠다고 하면서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한 어린아이가 기형아로 태어났다. 한 몸에 머리가 둘이요, 손과 발이 네 개씩 있었다. 이 아이가 한 사람인가, 두 사람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분명히 있다. 그것은 몽둥이로 한쪽 편에 있는 머리를 때려보는 것이다. 만약에 한 사람이라면 다른 쪽에 있는 머리도 통증을 호소하고 눈물을 흘릴 것이지만, 두 사람이라고 한다면 다른 쪽에 있는 머리는 아무 반응도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최근 한국교계는 서울 M교회 담임목사직 세습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와 같은 목회임지의 양극화 현상, 이로 인한 수많은 목회자들의 상실감, 박탈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극단적인 영적 멘붕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교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과연 극복할 방안은 없는 것인가? 진정 이 시대에 바람직한 교회의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 작은 교회, 큰 교회가 모두 잘 되는 것이다.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지체임을 입술로만 고백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믿음 안에서 대한민국의 교회들이 모두 하나 되고 부흥하는 역사가 반드시 있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해본다. 이 길만이 크고 작은 교회가 하나 되면서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확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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