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름 가로채기 식으로 판세를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걸까. 연합기관 이합집산 과정에서 명칭을 뺏고 빼앗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한국교단장협의회 교단들이 중심이 되어 지난해 한국교회총연합이 출범한 후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지난 8월 통합총회를 갖고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으로 새롭게 출발해 12월 5일 정식으로 1회 총회를 갖기로 했다. 하지만 양 측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결국 따로 총회를 열고 제각기 길을 가게 됐다.

한교연에 참여했던 예장통합, 예장대신, 기성 등 굵직한 교단들이 줄줄이 한기연으로 집결하는 분위기에 심통 난 것인지 한교연은 돌연 11월 29일 실행위와 임시총회를 열고 기관 명칭을 ‘한기연’으로 변경했다. 12월 5일이 되기 전에 명칭 가로채기를 시도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예정대로 12월 5일에 1회 총회를 연 한기연은 ‘한교총’으로 명칭을 바꾸고 현장에서 현수막을 교체했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제아무리 ‘한국교회’, ‘한국기독교’를 명칭에 갖다 붙인다고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내용이다. 이름 쟁탈전을 벌이기 전에 무엇을 위한 기관인지부터 제대로 짚고 갈 수 있다면 좋겠다.

한국교회 대표성을 얻으려는 이유가 뭘까. 단순히 한국교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 정부 행사 초청에 누가 선정되는가, 정부인사의 방문을 누가 먼저 받느냐의 순위경쟁을 위해서?

나라도 교회도 어려운 이 때에 연합기관들의 난립과 유치한 싸움은 우리에게는 대표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 아닐까.

이들은 하루가 멀다고 나누고 합하고 새로운 이름 붙이는 데 연연한 것을 지켜보는 이들의 피곤함을 알기나 할까.

연합기관들, 부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다운 모습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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