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다행이다. 성탄이 다가와서,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고 성탄 시즌이 되었다. 교회가 힘을 잃어가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일까? 성탄 분위기도 갈수록 시들어가는 느낌이다. 새벽송도 없어지고, 성탄 전야 행사도 주일날로 대체하고, 25일의 성탄절 예배도 생략하는 교회가 많다. 밤하늘을 밝히며 번쩍거리던 교회의 성탄 트리들도 간소화 되는 느낌이다. 

새해부터는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교계가 뒤숭숭하다. 정부나 불신자들은 교회가 세상에 내놓는 돈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몇몇 부자 교회들을 보고 한국교회 목사들이 다 그런 호사를 누리고 사는 줄 아는가 보다. 아무튼 지금 한국교회는 교회의 침체 위에 동성애 문제나 세금 문제까지 겹쳐 연말 분위기가 답답하고 우울한 상황이다.   

성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이 누구일까? 아이러니하게도 교회를 조롱하는 불신자들이다. 가장 먼저 성탄 분위기가 시작되는 곳은 백화점이나 상가, 술집들이다. 성탄 특수를 노리고 교회보다 먼저 성탄 장식을 하고 성탄 캐럴을 내보내며 분위기를 띄운다. 백화점들의 성탄 장식은 규모와 호화롭기가 교회의 성탄 장식을 초라하고 무색하게 만든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정부와 세상으로부터 교회가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저들이라도 성탄 분위기를 띄워 주니 그거라도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사회 분위기나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사상이나 철학을 가지지 않는 대부분의 군중들은 분위기와 유행을 따라 살기 때문이다. 종교와 문화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필자는 이슬람권에서 사역할 때 무슬림들 사이에서 살면서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이슬람 사회는 나라의 모든 기념일과 절기가 이슬람 종교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식사 문화나 장례 문화, 인사 예절, 사회활동과 경제활동, 가정과 학교와 사회와 국가 전체가 거대한 이슬람 문화 공동체이다. 남자 아이가 할례를 받을 때는 원근각처에서 친척과 지인들이 찾아와 축하해준다. 

아이들의 공부방에 들어가 보아도 기도 카펫이 깔려있고, 가게나 심지어 대중교통 수단에도 기도 카펫이나 기도실이 있다. 가족이나 친지들 중에 예수님 믿는 사람이 생길 때면 죽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그 문화 속에 살기만 해도 저절로 무슬림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이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이슬람 종교와 문화에 포위당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다가가며 복음을 전한다는 자체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처럼 두려움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우리 기독교인은 어떤가? 그들에 비하면 우리의 신앙 열정과 훈련은 너무 나약해 보인다. 기독교 문화도 미미하다. 말씀의 신앙화, 신앙의 생활화, 생활의 문화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장기적인 영적 싸움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종교학자들은 어떤 종교가 그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문화화를 이루지 못하면 나중에는 토속 종교에 다시 먹힌다는 이론을 제시하기도 한다. 

기독교가 한국에 들어온 지 130년이 지났다. 하나님 은혜로 대부흥을 이루어 한국 기독교 인구가 천이백만이라고 소리치던 때도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천만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팔백만이라고 한다. 아직 기독교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맥을 못 추고 자취를 감추어가는 상황이다. 무속신앙이나 사주팔자를 보는 것이 문화라는 옷을 입고 활개치고 있다. 그나마 성탄 시즌에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성탄 분위기라도 있으니 이때야말로 교회가 복음을 전하기 가장 좋은 때이다. 

또 연말에는 인생의 종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고, 새해에는 새 출발의 의지를 불태우기에 이때야말로 복음을 전할 최적기이다. 

성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선물이다. 성탄은 예수님 탄생일인데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다. 선물은 성탄의 주인공이신 예수님께 드려야 한다.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주님께서 생명 바쳐 사랑하신 내 자신을 드리는 것이요, 주님께서 그토록 애타게 찾으시는 잃은 양, 집 나간 동생을 찾아 주께로 인도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주님께서 늘 마음에 품고 계시는 가련하고 불쌍한 사회적 약자들을 돌아보는 것일 것이다. 성탄의 주인공이신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성탄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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