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과 좌절 이기는 삶 속 신앙을 갈망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새해 소망과 다짐

▲ 명성진 목사, 이선분 전도사, 박노양 형제, 정인애 권사(왼쪽부터)

명성진 목사 - 닥쳐오는 문제, 어려움… 하나님께 시선 고정하며 

                담대히 걸어갈 것
 
이선분 전도사 - 어떤 순간에도 낙심치 말고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실 것 
                믿고 행동하는 것, 그게 그리스도인의 삶
 
박노양 형제 - 참된 인내는 어둠 안에서도 빛을 간직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것, 나부터 실천할 것
 
정인애 권사 - 사랑은 세상을 바꾸는 힘. 고통 중에 있는 이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야
 

지난해는 대한민국 헌정 이래 초유의 대통령 탄핵의 아픔과 때 이른 정권교체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혼돈에서 질서를 잡아가는 과정에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곳곳에 남아있다. 북한의 핵 도발로 한반도는 전쟁의 불안에 휩싸여 있다. 이런 속에서 서민들은 경제적 한파가 계속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고, 두려워하는 때에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의 능력을 힘 있게 제시해야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두려움과 힘겨움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한데.

절망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가운데 맞이하는 새해, 그리스도인의 삶은 어떠해야 할까. 지난해 ‘생활신앙’ 지면을 통해 삶 속 신앙의 이야기를 함께 나눴던 이들에게 물었다. “당신의 새해 소망은 무엇입니까?”

 

# 주님께 시선 고정하기

가정과 학교로부터 이탈한 청소년들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자기 인생길을 찾아가도록 품어온 세상을품은아이들(세품아) 대표 명성진 목사(49)는 지난해 참 많이 아프고 힘겨운 일들을 겪으면서 “한 영혼을 향한 사랑”을 새롭게 붙들게 됐다고 했다.

명 목사는 목회 초기부터 10년 간 가출 청소년들과 한솥밥 먹으며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들이 자신을 세워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달려왔다. 부천시 오정구 성곡로에 위치한 세품아는 6호 시설 인가를 받아 법원에서 위탁받은 아이들을 돌보고, 기간이 지나도 돌아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3개의 그룹홈을 통해 품고 있다. 현재 40여 명의 아이들이 한 가족이 되어 관계 기반의 대안적 가족공동체로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한 10년간 재정을 충당하는 일은 늘 명 목사에게 큰 숙제였다. 그런데 지난해는 경제적 한파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적인 문제 외에도 오해로 인해 사람들과의 관계도 어그러져 심적인 고통이 큰 해였다.

그런데 명 목사는 난관 속에서 하나님의 뜻과 그분이 일하시는 방법을 더욱 깨닫게 되었다며 아픔의 과정을 감사로 마무리하고 있었다. 문제는 돈이나 상황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면 한 해도 어려움 없던 때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꼭 해야 할 일을 돈이 없어서 중단했던 적도 없었고요. 하나님은 언제나 필요한 것들을 채우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시선을 좇고 있느냐는 것이지요.”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교육하기 위한 재정을 마련하려면 부지런히 모금활동을 펴야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세품아의 결실은 아이들의 삶의 변화여야 하는데 때때로 아이들에게 초점 맞추기보다 시설과 환경을 바꾸는 데 욕심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금도, 기업의 지원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영혼을 향한 초점을 잃어버리면 무의미한 일이지요. 본질을 놓치면 마음이 공허해져요. 그때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그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여전히 상황은 어렵고 재정도 부족하지만 명 목사는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채우신다”는 것을 다시금 기억하며 새해를 힘차게 맞이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새해에는 아이들의 자립을 위해 진행해온 사업을 확장하고 새롭게 창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식당 ‘허기’의 2호점을 열고,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 자동차 외장 관련 업체, 커피전문점을 창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오면서 “바울이 예수께 붙들린바 되기 위해 산다”고 했던 말의 의미가 점점 선명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는 명성진 목사, “새해에는 무엇보다 하나님을 놓치지 않도록,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하나님을 놓치는 시간을 많이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소망을 밝혔다.

 

# 하나님의 뜻 따라가는 삶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서 ‘토굴 새우젓’ 장사를 하며 자비량으로 교회 사역을 해오고 있는 이선분 전도사(61, 광천중앙침례교회)는 주님을 위해서 열심히 산다고 했지만 지난해 아쉬움이 많았다고 했다. 내 만족을 위한 기도, 나를 위한 삶이 더 많았던 것을 돌아보며 새롭게 열어주시는 해에는 “주님으로 나를 채우는 삶”이기를 소망했다.

특히 지난해 무엇보다 큰 깨달음은 “하나님께서는 잘난 사람만 일꾼으로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2012년 4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조카의 회복을 놓고 교회 성도들과 함께 끊임없이 기도해 왔지만 조카가 거뜬히 일어나는 기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 조카가 몸의 장애로 인해 하나님을 굳게 붙들고 주변 사람들을 신앙으로 독려하고 전도도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이 전도사는 “사고 나기 이전의 몸으로 회복되는 것이 기도 응답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은 그 모습 그대로 그를 사랑하시고 사용하시는 것을 보았다”면서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들어 그분의 일을 만들어가신다. 우리의 유익을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어떤 순간에도 낙심치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이뤄 가실 것을 믿으며 걸어가는 신앙의 삶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삶을 살아내는 힘은 끊임없이 성령 충만, 말씀 충만, 참된 예배로부터 힘을 공급받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 인내는 빛을 향한 치열한 싸움

“참된 인내는 어두운 상황을 견디는 소극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어둠 안에서도 빛을 간직하고 그것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것입니다.”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성당 봉독자 박노양 그레고리오스 형제(52)는 어둠이 짙을수록 조급함을 버리고 더욱 인내하며 기다리는 용기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기대했다.

박 형제는 지난해 촛불로 인해 정권이 바뀌면서 우리 사회에 희망의 싹이 텄지만 그것이 확연한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조급해하거나 쉽게 절망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면서 그리스도교뿐 아니라 한국의 모든 종교들이 너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종교가 신앙의 힘으로 세상의 잘못된 흐름에 맞설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 물 속에 깊이 빠져서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런 속에서 신앙인들 역시 삶 속 신앙으로 살아내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보았다.

박 형제는 신앙인이라면 어두움 속에서 인내를 실천하며 빛과 희망을 향해 치열하게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내는 시간이 지나면 바뀌겠지 하며 소극적으로 견디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간직하고 그것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외부를 향한 것이기 이전에 자기 내면을 향한 외침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근본적인 삶의 변화를 일으켜가는 것이야말로 참된 인내입니다.”

박 형제는 20세기 러시아 출신으로 러시아가 공산화 되어 교회가 심각한 박해 상황에 놓였을 때도 내적인 확신 속에 희망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말했던 아토스의 성 실로아노스 성인의 이야기를 꺼냈다. 복음의 가치에 비춰보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없는 한 복음에 대한 해석은 언제나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므로 신앙은 결국 삶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빅 형제는 “깊은 절망 속에서도 끊임없이 하나님을 붙잡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몸으로 살아내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세상은 희망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새해에는 나부터 좀 더 깨끗한 사람, 실천적인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사랑, 어둠을 이기는 힘

경기도 광명시 가림로 아파트단지에 위치한 ‘넓은 세상 작은 도서관’ 관장으로 이곳에서 사랑을 훈련하고 실천하는 데 매진하고 있는 정인애 권사(55)는 어둠 속 절망이 깊은 현실을 이기는 힘은 ‘사랑’ 뿐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구원하는 힘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있다고 믿는 정 권사는 그 사랑은 관념에 그쳐서는 안 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랑으로 살 때 더디지만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권사는 예수의 사랑을 삶에서 실천하는 방법으로 재미있는 제안을 했다. “서로에게 엄마 되어주기”.

“따뜻하고 포근한 쉼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 엄마.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한 것 같아요. 아프고, 외롭고, 고통 중에 있는 이의 곁에 다가가서 엄마처럼 따뜻함으로 위로해 준다면 힘겨운 상황을 좀 더 쉽게 털고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정 권사는 모두가 어렵고 힘들다는 때에 그리스도인들마저 같이 불안해하고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현실에 똑같이 흔들리고 매몰되어 가는 것은 신앙인들도 믿지 않는 이들과 같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증거”라면서 “이런 때일수록 하나님의 사랑이 저 먼 곳이 아니라 우리의 삶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면서 날마다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간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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