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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다!발달장애인의 건강한 이성교제 돕는 충현복지관 조 선 영 사회복지사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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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호] 승인 2018.01.10  12: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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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영 사회복지사

오는 4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를 떠올리며 충현복지관 조선영 사회복지사(37, 은평성결교회)는 연실 싱글벙글이다.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이들은 모두 발달장애인, 장애인의 결혼에 대한 편견을 깨고 함께 행복의 길을 개척해 가기로 결심한 두 사람을 위해 조 사회복지사는 결혼식 반주를 맡아주기로 했다. 결혼식을 마치기까지, 그리고 그 후에 그들이 가정을 꾸려가는 서툰 여정에도 조 사회복지사는 함께 고민하고 또 함께 배우며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들의 만남부터 결혼을 결심하기까지의 힘겨운 과정을 함께했듯이 말이다.

 

# 사랑, 평등한 권리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함께 장애인의 성에 대한 외면도 심각한 상황이에요. 하지만 성욕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로 장애인도 성적인 필요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의 성적 권리를 인정해야 합니다.”

조 사회복지사는 장애인 데이트 코칭, 즉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이성교제를 안내해왔다. 그가 펼쳐온 장애인 데이트 코칭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는 장애인들의 건강한 이성교제를 도움으로써 성적인 욕구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회적으로 장애인의 성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것이다. “장애인도 사랑할 권리가 있다”는 당연한 명제를 알리고 싶은 것이다. 성욕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데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장애인의 성에 대한 부분도 터부시되면서 장애인 성폭력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의 데이트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이유가 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복지관에서 발달장애인 담당 사회복지사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자신이 맡고 있던 장애인들이 성폭행을 당하거나 남성의 경우 성폭행 가해자로 몰리는 등 성적인 문제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성폭력 사건 중 장애인, 그중에서 성인발달장애인의 성폭력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들은 성폭력이나 폭력에 대한 인식과 인지능력이 낮아 어느 정도 피해가 지속된 후에야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다. 예방과 대책이 시급한 것을 발견했다.

“집에서는 기관으로 갔다는데 오지 않아 찾아보니 할아버지뻘의 나이 많은 남성과 만나고 있었어요. 장애인에게 1천원을 주고, 먹을 것을 사주고 성관계를 갖는 등의 일들이 벌어졌어요. 그런데 장애인 여성이 상대 남성을 ‘남자친구’라며 성폭력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거에요.”

성폭력을 당했으면서도 가해자 남성을 이성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장애인의 성에 대해 덮어놓고 안 된다거나 마치 장애인들은 성적으로 무감각한 존재로 인식하는 분위기 속에서 장애인들이 성폭력에 노출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이론으로만 하는 성교육이나 성폭력예방교육이 아닌, 사랑하고자 하는 이성에 대한 그들의 욕구를 기반으로 실제 데이트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데이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데이트 코칭은 말 그대로 데이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는 것이다. 삼성복지재단에 제시한 발달장애인들의 성폭력 예방을 위한 데이트 프로그램 사업이 채택돼 2013년부터 2년간 지원 받아 진행했고, 그 이후 충현복지관에서 데이트코칭센터를 만들어 사업을 지속해왔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데이트 프로그램은 5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시작해 데이트 이론, 기초 성교육을 실시한다. 그리고 1:1 코칭으로 이뤄지는 데이트 실습에서는 실제로 마음에 드는 상대를 정해 데이트하면서 데이트 예절을 익힐 수 있게 하고, 마사지나 스트레칭, 운동 등 자연스러운 스킨십으로 적극적으로 욕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통합적으로 이뤄졌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이 부모 상담이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가 나이 들어 성인이 되었는데도 성적인 욕구에 대해 이야기하면 “우리 애는 그런 거 모른다”며 무성적인 존재로 인식하거나 데이트나 결혼은 걱정되는 부분이 많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며 부정적인 편이다. 발달장애인은 그런 분위기를 잘 알기 때문에 부모에게조차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워하고, 부모의 부정적인 느낌을 크게 느낄수록 더욱 숨기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 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도록 하고, 무조건 막기보다 좀 더 철저하고 섬세하게 가르치고 지지하고 공감해주면서 건강한 이성교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 사회복지사는 강조한다.

 

# 장애인 결혼, 편견과 마주하다

장애인들에게 평소 해보고 싶었던 데이트 코스를 물으면 커플티 입고 영화 관람하기, 커플링 맞추기, 찜질방 데이트,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하기… 오만가지 하고 싶었던 데이트 방식이 쏟아진다. 데이트 실습 시간에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면서 장애인들은 무척 기뻐했다. 어떤 이들은 보호자 없이 이성과 단 둘이 식사한 것이 처음이라며 눈물 흘리기도 했다.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해 데이트 코스를 실습하기 전에 상점이나 음식점 등에 미리 방문해 취지를 알리고 장애인들의 데이트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다. 장애인이라고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당부와 함께.

그동안 많은 커플이 만나고 헤어졌는데, 오는 4월 처음으로 결혼하는 커플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장애인의 결혼을 말하면 대부분 “가능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그렇다면 결혼식을 앞둔 커플의 대답은 어떨까? 왜 결혼을 결심했냐고 물었을 때 그들의 대답은 “사랑하니까. 매일 보고 싶고 헤어지기 싫어서.”

이들 중 한 명은 청각장애와 지적장애 등 이중진단장애를 안고 있다. 신기한건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뜻은 통하더라는 것. 그것이 사랑의 힘이 아닐까.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말이 안 되면 글로 쓰면서 사랑을 키웠다. 

조 사회복지사가 말하고 싶은 건 장애인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해 다양한 언어, 미술, 심리치료나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직업훈련에 주력하지만 정작 장애인들이 원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말이다.

데이트가 처음이다 보니 어려움도 있었다.

“데이트 코칭은 커플 매니저처럼 남녀 장애인 커플과 코치 1명이 하루 종일 함께 다니면서 하나하나 알려주는 거예요. 예를 들면 식당에서 식사할 때 두 분만 있으면 아무 말 없이 밥만 먹고 서로 돈을 안내려고 그냥 자리에 앉아 있을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법, 데이트 비용에 대한 예절을 가르쳐 드렸어요.”

데이트 코칭 프로그램은 발달장애인들의 건강한 성문화 정착과 성폭력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삶의 많은 부분이 변하는 법, 옷을 잘 갈아입지 않던 한 남성은 더 이상 어머니의 잔소리가 필요 없게 됐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데이트 코칭을 위해 스스로 좋은 옷을 고르고 목욕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데이트를 위해 일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도 높아져 직업재활훈련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표현력이 풍부해져요. 프로그램 초반에 자신의 말을 일방적으로 하던 분들도 프로그램 후반에는 대화의 방법을 알고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배려하는 등 연애코치들의 개입이 줄어들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조 사회복지사는 발달장애인들의 데이트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하나님께서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신 말씀을 깊이 깨닫는다고 했다. 사랑에 눈뜬 장애인들이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보면서 하나님의 명령 속에는 깊은 사랑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는 엄마들의 행복한 육아를 위한 팟캐스트 맘스라디오(대표 김태은)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을 위해 진행하는 '예지맘의 괜찮아' 시즌2에 합류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장애인들의 성에 대한 인식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예지맘의 괜찮아' 시즌2는 유투브 채널을 통해서도 볼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조 사회복지사는 “장애가 불행한 것이 아니라 장애라는 굴레에 장애인들을 가두는 현실이 그들을 외롭고 불행하게 만든다”면서 이 땅에서 장애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날을 고대하며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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