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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평화, 안전
지형은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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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7호] 승인 2018.02.07  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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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형은 목사
말씀삶공동체
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주간신문에 쓰는 칼럼이라서 쓰는 시점과 지면에 실려서 독자들에게 읽히는 시점에 여러 날 차이가 난다. 오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것을 두고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큰 기업이 갖고 있는 권력은 그 구체적인 끈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삼성의 위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라고들 하는 시각이 대세다.

평창올림픽이 2월 9일 개막된다.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평양올림픽’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염원이 큰 흐름이 되면서 국제적인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국가 정상급 인사 참석이 25명이 넘어선다는 보도를 보면서 스포츠와 외교의 상관관계를 확인한다. 우리나라로서는 참 중요한 기회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 기간에 평화를 위해 무슨 결정적이고 선도적인 행동을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올림픽 이후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화재가 세간의 화제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큰 피해가 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밀양 세종병원에서 끔찍한 참사가 이어졌다. 세브란스병원의 화재는 화재 진화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초동 대처가 신속해서 인명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 입춘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는 말처럼 강한 추위가 입춘 즈음에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의식 속에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하다.

최근에 두드러진 세 가지 얘기를 했다. 얘기들마다에 아주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차례대로 말하면 공의, 평화, 안전이다. 이 세 가지 주제는 어느 사회가 사람 살 만한 사회로 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우리 사회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기도 하다. 

공의 또는 사회적 정의가 확립되지 않으며 그 사회는 성숙하지 못한다. 외견상의 경제 성장 수치가 상승해도 공의가 확립되지 않으면 성장 수치는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의 계기판이 될 테다. 사회 구조로 볼 때 공의로운 질서를 지키는 것이 법조계의 기능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조계의 여러 개혁 현안들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검찰과 경찰, 사법부와 법무부 등 법조계의 총체적인 구조가 정의롭게 작동하도록 개혁돼야 한다.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사람 속에 뿌리 깊은 죄의 본성 때문에 평화란 보물은 헌신과 희생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북한 핵의 미국 본토 타격 가능성 문제로 이제 남북관계란 말이 기능을 잃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긴장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 당사자는 우리다. 전쟁이 나면 그 끔찍한 비극을 온몸으로 당해야 하는 처지다.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평화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평창올림픽은 얼마나 귀한 기회인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국가의 사회적 관리 기능이 지금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넉넉해져야 한다. 경제력이 넉넉하고 사회적 지위나 관계의 힘이 충분한 사람들은 삶의 안전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상황이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서민과 취약 계층이다. 사회적 구조에서 하위 20퍼센트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느냐가 그 사회의 지표일 것이다. 이 일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국가에 있고, 구체적으로는 현재 집권하고 있는 정부다. 중장기적인 과제로 삼아 사회 모든 분야의 안전 문제를 치밀하게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공의와 평화와 안전, 이 세 가지는 기독교 신앙에서도 핵심적인 주제다.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이 기독교의 중심이다. 차별과 불의는 하나님의 형벌을 받고야 만다. 성서적인 샬롬, 곧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가 기독교 사역의 목표다. 구약성경 내내 예언된 메시아가 이루실 나라가 평화의 나라다. 주님을 신뢰함으로써 얻는 평안은 신앙생활에서 늘 중심 주제다. 주님의 보호 아래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기독교의 입장은 분명하다. 공의와 평화와 안전이 넉넉해지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 힘을 모으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묵상하며 그 뜻에 순종하는 것이다. 추위가 매섭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추위도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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