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제 목사
선교중앙교회 담임

얼마 전 TV 자막 뉴스에서 ‘한국교회 신뢰도가 5년 만에 63.2%에서 35.5% 떨어졌다’는 내용을 보았다. 한국교회에 대한 이런 부정적 평가와 자조적인 분위기는 일상화되었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은 누구일까? 필자는 불신자가 아니라 신자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교회의 문제가 언론에 대두된 배경을 보면 모두 교인들끼리의 고소, 교회끼리의 싸움에서 비롯된다. 성도끼리, 교회끼리, 교단이나 교회끼리의 갈등과 분열이 한국교회를 망치는 주범이 되고 있다. 

교회에 대한 정확한 잣대와 평가는 주님만 가지고 계신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가 지나치게 불신자들의 관점과 잣대로 교회를 바라보고 평가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한국교회가 건강하다고 변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가 대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보편화된 상식이다. 교회가 세상의 칭송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너무 거기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역사적으로 교회가 불신자들에게 박해와 조롱을 받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교회가 가장 건강했던 초대교회 때에도 교회는 박해와 조롱의 대상이었다. 역사적으로 지상 교회가 완전한 적도 없다. 늘 문제 있는 교회가 있고, 이단도 있었다. 반면에 하나님은 어느 시대에나 ‘남은 자’를 두시고 건강한 교회를 남겨두셨다. 

또 지상에는 언제나 건강한 교회도 없다. 교회는 생명체이기에 자주 변한다. 건강한 교회가 변질되기도 하고, 주님을 부끄럽게 하던 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회복되기도 한다. 역사를 보면 교회의 타락은 세상의 타락과 비슷한 곡선을 그릴 때가 많다. 고린도교회의 타락은 고린도시의 타락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이기에 세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교회가 오랜 평화와 풍요로 말미암아 부패하고 타락한 지경에 이른 부분도 있다.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때가 되면 어떤 방법으로든 교회를 정화시키실 것을 믿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교회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뉴스를 접하면 교회끼리 서로 돌 던지기를 하는 분위기다. 다른 목사에게 돌을 던지며 나는 그런 목사가 아니라고 변명한다. 다른 교회를 비난하며 우리 교회는 좋은 교회라고 자랑한다. 그런데 우리가 비난하는 그 목사는 누구의 종인가? 돌을 던지는 그 교회는 누구의 교회인가? 불신자들은 눈에는 다 같은 목사요, 다 같은 교회로 비춰질 뿐이다. 이단이 아닌 지상의 모든 교회는 주님 안에서 공동 운명체이다. 우리가 돌 던지고 비난하는 그 교회가 남의 교회가 아니라 주님의 교회요, 우리 교회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돌을 던지는 사람들도 교회를 사랑하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하는 일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개혁을 한다고 모든 것을 까발리며 돌을 던지는 자칭 의인들 때문에 한국교회는 더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예수님은 간음하다 잡힌 여인을 끌고 와서 돌로 치려는 군중들에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하셨다(요 8:7).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한다고 하셨다(갈 5:15). 어려운 교회, 문제를 만난 교회를 보면 돌을 던지기 이전에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며 기도해야  한다.  

돌을 던지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자신의 교회부터 돌아보아야 한다. 자신을 낮추며 각각 자기의 일을 돌아보아야 한다. 모두 겸손과 온유의 옷을 입어야한다. 

바울의 고백처럼 한국교회가 강한 것 대신 약한 것을 자랑하며, 주님만 의지하고 주님만 높여야 소망이 있다. 높은 자리에서 평가하고 판단하기를 즐기는 것보다, 낮은 자리에서 주고 베풀고 섬기던 주님을 따라가야만 소망이 있다. 이제는 한국의 언론과 교회들이 문제 목사, 문제 교회만 드러내며 떠들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의 지탄을 받는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교회나 목회자들은 부흥의 어려움과 재정적 어려움, 세상의 세속화와 부정적인 시선 등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분투하고 있다. 주신 사명을 부여잡고 인내하며, 말씀대로 살아보려고 애쓰며, 영혼 구원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제는 교회의 밝은 면도 드러내고 자랑하자. 그렇잖아도 어려운 때에 서로 돌을 던지는 것보다,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며, 소망과 용기를 주는 것이 한국교회에 더 유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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