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덕 대표
비전북하우스

출판사 총무이사와 편집장으로 근무했을 때 그리고 대표로 있는 지금도 가장 행복할 때는 우리가 만든 책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고 할 때이다. 가장 싫고 긴장이 될 때는 인쇄된 책이 입고될 때이다. 혹시 책에 이상이 있을지, 오탈자가 있을까봐 밤새 전전긍긍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요즘 논문을 지도하면서 수십 편의 석사와 박사 논문을 읽고 세세한 부분까지 검토하고 있다. 오탈자나 잘못된 문법이 눈에 많이 띄어 거슬린다. 몇 년 전부터 모교 박사 논문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논제부터 참고문헌까지 꼼꼼하게 교정과 교열 그리고 윤문과 문법, 논문의 형식까지를 책임지고 있다. 지금도 매 논문을 처음 열 때마다 부담이 많이 된다. 학생들이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논문에서 내가 오탈자나 오류를 발견하지 못해 흠결 있는 논문이 되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띄어쓰기나 문법적인 의구심이 드는 단어나 문장과 문맥의 흐름을 꼼꼼히 살펴보고, 사전을 찾아보고 다시 보면서 정리하게 된다. 금방 찾아서 확인했던 동일한 부분도 또 확인하는 소심함도 요즘은 부쩍 늘었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법률용어를 설명하는 시간에 요즘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말을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그 방송 내용과 인터넷에서 찾아본 말들은 대략 이렇다.     

‘버카충: 버스카드 충전’ ‘맥날: 맥도날드’ ‘번달번줌: 번호 달라고 하면 번호 줌’ ‘낄끼빠빠: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복세편살: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남아공: 남아서 공부해’ ‘우유남(여):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남(여)자’라는 용어들이다. 어떤 용어는 마치 사자성어와 같은 품위 있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요즘 영어로 ‘YOLO(욜로)’라는 말을 많이 쓴다고 한다. ‘You Only Live Once’라는 문장의 앞 글자를 딴 약어인데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의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의 가입을 독려하면서 ‘한 번뿐인 인생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의미로 “YOLO, Man”이라고 해서 유명한 말이 되었다.

글을 쓰는 사람에 의해 선택된 단어나 구의 적재적소 배열은 글을 읽는 사람에게 쉬운 이해로 도움을 주고, 깊은 감동으로 기쁨을 줄 수 있다. 굳이 어려운 단어나 쉽게 이해 못할 말들을 사용하는 것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고통을 준다. 그리고 실수가 아닌, 알면서도 다른 의도를 가진(미필적 고의) 단어 선택이나 문법의 파괴로 이루어진 문장은 아름다운 우리글에 아픔을 주는 병원균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한글은 세계에서 인정하는 언어다. 이 아름다운 우리글이 다치지 않도록 사용하는 단어나 구의 선택과 배열에 신중을 기하고, 오탈자의 비율을 줄여야 할 것이다.

요즘 SNS에 글을 쓸 때 문장을 대여섯 번을 검토하고 올리는 소심한(?) 습관이 생겼다. 그래도 보인다. 오탈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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