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61)

▲ 사)샘물장애인
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30여 년 전에 장애인 사역을 처음 시작했을 때 장애인들을 찾아 가가호호 방문해 그들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들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으니 삼겹살 실컷 먹는 것, 종일 방안에만 있기가 답답하니 외출하는 것,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연탄을 많이 준비해 놓는 것이 소원이라는 분들이 계셨고, 가끔 놀러 와서 친구를 해달라는 소원 아닌 소원을 말 하는 분도 계셨었다.

우리는 그때 그분들의 소원을 들어 주기로 하고 각자 얼마씩 모아서 삼겹살 먹고 싶은 분을 초대해 맘껏 드실 수 있게 해드렸고, 외출 하고 싶은 분은 외출을 시켜드렸으며, 연탄이 필요한 가정에는 몇 백 장의 연탄을 마련해 드리는 등 소원을 들어준 적이 있었는데, 소원이 이루어진 사실 앞에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진한 행복감에 젖은 적이 있었다.

그 후에도 부모님의 산소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장애인들이 산소를 가고 싶은 소원을 말했을 때 봉사자들과 함께 장애인들을 교대로 업고 올라간 일들도 여러 번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다.

그 후에도 바다를 가고 싶은 장애인들에게 바다 구경을 시켜드리며 소원을 이뤄드렸을 때 기뻐하고 감사하는 그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았고,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다녀오는 것이 소원인  장애인들을 모시고 제주도에 다녀오느라 애쓰던 시절이 있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비용과 그들을 섬겨줄 봉사자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는 일들이 많았다.

소원들을 이뤄드리는 과정에서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다. 지인들에게 부탁하고 교회들을 찾아다니며 후원을 요청해 비용을 마련하느라 무척 힘든 때도 많았다. 때론 거절당해 힘이 빠진 모습으로 멍하니 서있을 때도 많았다. 큰 교회라고, 물질이 많다고 모두가 이 일을 공감하고 지원해 주지는 않았다. 교회가 크면 큰대로 지원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개인들도 물질이 있다고 다 후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장애인들의 소원을 들어주어 그들이 행복한 미소를 지를 수 있도록 작은 후원금이지만 동참하는 가난한 성도들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회가 작지만 육체의 강도를 만나 신음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손 내밀어 잡아 주고 후원으로 동참한 교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번은 신안 안좌도에 장애인들도 바다낚시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기에 관심이 있는 장애인들과 함께 가 월척을 낚아 라면과 함께 먹은 일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지역 여러 목사님들의 도움의 손길을 통해 장애인들이 참으로 행복해 했었다. 돌아오는 길이 피곤했지만 장애인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애쓰시는 손길들에 한없는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지금도 장애인들은 나름의 소원을 가지고 살아간다. 비장애인들의 경우 일상에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을 장애인들은 소원하며 살아가는 일들이 많다. 그만큼 장애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은 조그만 관심과 도움의 손길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들이 육신의 장애로 인한 고통을 잊고 기쁘고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도록 장애인 소원 들어주기 운동을 펼쳐볼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제 꽃 피고 새 우는 계절이 다가온다. 주변에 이 봄을 만끽하고 싶은 장애인이 있는지 돌아보고 그와 함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서로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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