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 [210]

“창작은 ‘영감’이 아니라 ‘엉덩이’에서 나온다”, 
“영감이나 행운을 믿기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는 설교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우리는 집단이나 개인들이 어떻게 성공하는지 관심이 많다. 올림픽경기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어떤 훈련과정을 거쳤는지? 성공한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자리에 왔는지? 그런 뉴스에 감동을 받고 때론 도전도 받는다. 

현재 아이돌 그룹 가운데 가장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는 방탄소년단 이야기도 비슷하다. 우리동네, 고척 스카이돔에서 그들의 공연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공연장 주변이 전국에서 온 관광버스로 꽉 막혀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들을 만들고 키운 소속사 방시혁 대표가 한 말이 인터뷰에 나온 것을 보고 매우 동감한다.

“창작은 ‘영감’이 아니라 ‘엉덩이’에서 나온다”, “영감이나 행운을 믿기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는 설교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설교자들이 숙년된 경험을 의지하여 본문만 열면 설교가 나온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주해작업없이 설교집 몇 권을 참고하거나 주석성경을 잠깐 묵상한 내용으로 강단에 오른다. 오늘 교회의 문제가 강단의 문제라고 볼때 설교자들은 목양실에 앉아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많이 읽어야 좋은 설교가 나온다.

“영감보다 ‘미친열정’이 있어야 한다” “작곡이나 작사를 할 때 음악 감각은 중요하나, 제일 중요한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다” 맞는 말이다. 진심이로 다른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사역을 안하면 못산다는 그런 열정이 교회를 살린다. 

“창작자는 세상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가사를 쓸 때에도 굳이 미사여구를 사용해 멋있는 가사를 쓰려하지 않는다. 책이나 만화, 영화를 자주 보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동시에 항상 감각을 열고 각종 뉴스나 인터넷 게시판들을 섭렵하면서 동시대성을 잡아내려고 노력한다”는 그의 말이 공감된다. 가끔 교회 리더들이 트렌드를 정말 못읽다는 안타까움을 가질 때가 있다. 

지금 어떤 세상인데 정년을 75세로 올린다는 법안을 총회에 상정한다느니, 여자는 절대 안수받을 수 없다는 말을 하는가? 부활절연합예배나 국가조찬기도회 설교자들을 세우는 모습을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이 머리에 차오른다. 교회의 리더(leader)는 세상을 읽는 리더(reader)여야 한다. 

“타깃이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 “아이돌을 키우는 작업은 본질적으로 서비스업에 가깝다. 명확한 타깃층이 있다”,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아이돌 음악이야말로 대중의 욕구를 반영하는 최적화된 상품이다.” 

나는 가끔 수요일 밤 기도회에 꽉막힌 도로를 뚫고 교회에 나오는 성도들을 생각하면서 감사와 함께 미안한 마음이 크다. 시내에서 저녁 7시 30분 예배에 나오려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설교자들은 그런 이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서, 동시에 성도들도 예배에서 만족과 은혜를 얻게 하는 것이 교회 리더들의 책임이다. 

어느 가을 토요일, 신촌에서 결혼식 주례를 마치고 아내와 데이트겸 홍대 앞을 지나게 되었다. 토요일 오후에 홍대앞을 지나는 일은 거의 없어 몰랐는데, 엄청난 젊은 인파 때문에 쉽게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역시 어느 토요일 오후, 고척돔 경기장 앞에 10대 소녀들이 정말 ‘구름떼’처럼 모여 있었다. 왜 이렇게 많은가? 그날이 방탄소년단 공연날이었다. 두 번의 경험은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꿈꾸고 소망한다. 한국교회에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 청소년들이 몰려오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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