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성경의 40가지 요리·음식 이야기 다룬 <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 저자 유승준 작가

‘왜 하나님은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 개입하시지 않는 걸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성경공부

빵으로만 살지 말라는 예수의 가르침 배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마저도 
나눔을 실천하지 않는 현실, 깨어진 균형 회복해야

 

▲ 유승준 저자

사순시기, 그것도 예수님의 고난을 깊이 묵상하는 고난주간에 ‘밥상’ 이야기를 하려니 왠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소담출판사) 저자 유승준 작가는 “성경은 굶주림에 지친 인간과 끊임없이 먹이시는 하나님에 관한 역사”라면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선명하게 이해시켜줄 매개로 성경 속 ‘밥상’을 제시했다.

신구약 성경에 나오는 요리와 음식에 관한 40가지 이야기를 통해 왜 인간은 끊임없이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해야 하는지, 그런 인간을 먹이시는 하나님, 그리고 인류 구원의 문제까지 다가간다. 유승준 작가가 말하는 성경 속 밥상 이야기에서는 하나님께서 넉넉히 베푸시는 잔칫상이 인간의 탐욕으로 어그러진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전해졌다.
<편집자주>

△ 성경 신·구약을 음식 이야기로 접근하고 풀어내는 것이 흥미롭다. 하나님은 왜 인간을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하게 하신 것일까?

- ‘요리’와 ‘음식’이라는 색다른 두 안경을 장착한 채 성경을 읽으니 성경이 새롭게 보였다. 인간에게 주어진 최초의 시험이 왜 하필 먹는 문제였는지, 에서가 허기를 채우기 위해 동생 야곱에게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명분을 판 것이 왜 그토록 큰 잘못인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40년 동안 먹은 만나와 메추라기에 담긴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무엇인지… 하나씩 발견해가는 기쁨이 컸다.
요리와 음식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였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맺음의 역사였으며, 바로 성경의 역사였다. 구약성경을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인간을 먹고사는 존재로 만드신 하나님, 그리고 그런 인간이 먹고사는 문제로 끊임없이 괴로워하고 시험에 빠질 때마다 어머니가 자식을 먹이듯 체념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챙겨 먹이시는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 <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 표지

△ 책에서 ‘왜 하나님은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 개입하시지 않는 걸까?’라는 의문을 제기하셨는데, 해답을 찾았나?

- 인간의 특성 중 하나가 먹고사는 존재라는 것이다. 성경에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음식 이야기가 선악과 사건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성품을 따라 창조됐지만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존재다. 이것이 하나님과 인간의 차별점이다. 인간은 하나님과 교감하며 영의 양식을 먹어야 하고 또 육신의 양식도 먹어야 산다. 반대로 이 둘을 먹지 않으면 영이든 육이든 죽는다.

그런데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은 것은 배고파서 죽지 않기 위해 먹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탐심 때문이었다. 결국 최초의 인간 아담은 모든 것이 풍족했지만 자신의 탐욕(식탐)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것이다. 하나님은 그에 대한 응징으로 인간이 노동을 통해 먹고 살게 만드셨다.

예수님은 시나이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며 시험을 받으셨다. 여기서 그가 완전한 신인 동시에 인간인 것이 먹고사는 문제로 증명됐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금식으로 허기져 죽음 앞에 직면해서도 식탐, 즉 먹고사는 문제를 말씀으로 이기셨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영과 육의 양식을 주시며 먹고사는 문제를 초월해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갈 것을 요구하시지만 구약은 그런 하나님을 인간들이 끊임없이 배반한 기록이다. 예수님은 그러한 삶을 실제 본보기로 보여주셨다.

또한 예수님이 이 땅에서 하신 중요한 사역 중 하나가 제자들 그리고 가난한 자들과 함께 먹고 마신 것이고, 결국 자기 살과 피를 인류를 위해 내어주셨다. 예수께서 직접 삶으로 가르치신 것이 먹고사는 문제에 얽매이지 말라는 거였다. 빵으로만 살지 말라는 거다. 그 가르침을 초대교회가 실천했다. 자기 것을 주장하지 않는 무소유의 삶, 모두가 사는 길을 제시하셨다.

하나님은 창세부터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 영과 육의 양식을 풍족히 주셨다. 우리가 영의 양식을 먹지 않을 뿐이고, 육의 양식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이다. 균형을 깨는 것은 인간이다. 지구촌에서 생산되는 먹거리의 양이 온 인류의 두 배가 먹고도 남을 양이라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한쪽에서는 굶주림에 죽어간다. 

안타까운 것은 빵으로만 살지 말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배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마저도 나눔을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예수께서 몸소 보여주신 소유와 분배의 원칙을 실천한다면 상당부분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힘까지 빌어서라도 이 땅의 복을 갈구하는 현실이다. 참된 복은 하나님과의 교제에 있다. 하나님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마주치는 것, 하나님과 내가 같이 호흡하는 것, 그것이 복이다. 열심히 일해서 일용할 양식이 주어지면 그것에 자족하고 남는 것은 나누는 거다. 개인이 그래야 하고, 가정, 교회, 사회가 그래야 한다.

△ 평신도로서 성경 전체를 가지고 책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 나는 신학자도 목회자도 아니다. 다만 내가 가진 관심사로 성경을 들여다볼 때 새롭게 보이고 깊은 깨달음 속에서 기쁨을 맛봤다. 더 분명한 해석을 찾기 위해 한글성경 4가지, 영어성경 2가지 그리고 히브리어, 헬라어 원어성경까지 모두 살피고 관련 서적도 뒤졌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책을 펴내고 나니 뿌듯하다.

성도들이 목회자나 신학자들의 해석에 의존하기보다는 나름대로 자기 시각을 가지고 성경을 읽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게 가톨릭과 달리 기독교 신교의 장점 아닌가? 하나님께 지혜를 간구하며 성경의 깊이에 빠져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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