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지역 섬김 실천하며 ‘작지만 강한 교회’ 꿈꾸는 청림교회(장윤제 목사)

개척 5년차, 카페 도서관, 지역아동센터,
문화센터 등 지역과 상생하는 복지목회 전력

“은혜 받은 교회가 그것을 마을과 풍성하게 나누는
일은 지역에 속해 있는 교회의 본분이요 초대교회의 모습”

▲ 청림교회 전경

교회인지 카페인지, 교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커피 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커피머신들이 갖춰져 있고, 은은한 커피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커피 맛도 굿,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녹인다.

경기도 광주시 중앙로 346번길에 위치한 청림교회는 ‘지역을 섬기는 작지만 강한 교회’를 지향하며 초대교회의 모형을 닮아가기 위해 다각도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담임 장윤제 목사(52)는 “교회 문턱을 낮추고 지역의 필요를 따라간 결과”라며 “은혜 받은 교회가 그것을 마을과 풍성하게 나누는 일은 지역에 속해 있는 교회의 본분이요 초대교회의 모습”이라면서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뛰고 달리는 모습이었다.
 

▲ 장윤제 목사

●● 지역민 모두 사역 대상, 목회 반경 넓히기

청림교회는 개척 5년차의 교회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교회는 지역과 함께해야 하며, 지역민 모두가 목회 대상”이라는 장윤제 목사의 목회철학과 맞닿아 있다.

“초대교회의 사도들은 일곱 집사를 세워 지역을 위해 구제·봉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지역에 가난한 자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은혜 받은 교회가 조건 없이 지역을 섬길 때 하나님께서 교회를 교회되게 하시고 영혼을 감동시키실 것입니다. 교회가 위치한 지역의 영적 육적 가난이 해소될 수 있도록 교회가 힘쓰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장 목사는 목회와 사회복지를 접목한다면 교회가 지역을 좀 더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그리고 그것을 적극 목회현장에서 실천했다. 사회복지는 인간 중심의 조건부 섬김이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신본주의 조건 없는 섬김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침으로 해오고 있다. 자칫 섬김을 교회 부흥을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면 그런 속내는 금방 들통 나고 사람들은 “그럼 그렇지” 하고 실망하며 교회로부터 더 멀어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무료로 자격증 교육을 진행했더니 ‘총동원주일이 언제예요?’ 하면서 마치 보답하듯 가주겠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워낙 교회 행사에 불려 다녀봐서 너무 잘 아는 거예요. 우리는 교회 오세요라고 말하지 않아요. ‘여기서 잘 배워 좋은 곳에 취업하세요, 아이들은 우리에게 맡겨 주시면 책임지고 건강하게 돌보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 평생교육원인 '희망드림인재교육원'을 통해 4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 매일 40여 명이 수업 받고 있다.


그래서 청림교회는 전도지가 아니라 전단지를 만든다. 거기에는 교회를 소개하는 대신 ‘당신의 꿈을 이루어 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청림드림센터’가 하는 일들을 담고 있다. 지역 내에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취학 아이들을 위한 샬롬지역아동센터, 부모와 함께 노는 ‘아이맘 레고 블럭방’, 지역주민 누구나 책을 읽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요 40여 과목의 문화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예꿈 북카페 문화센터’, 지역사회의 다양한 필요를 이해하고 지역내 소외계층 및 지역주민을 위해 일할 자원을 교육시키는 ‘청림자원봉사 캠프’, 누구나 무료로 배움의 기회를 통해 자립, 성장할 수 있도록 국비지원 교육을 돕는 ‘희망 드림 인재교육원’ 등이다.

이 외에도 청림교회는 다문화 가정 섬김, 노인문화 지원 등 남녀노소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역을 펴고 있다. 5년 동안 매달 첫째 주 토요일에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무료 이미용 봉사도 인기다.

교회도 카페 공간을 비롯해 도서관, 레고방 등 지역민 누구나 마음 편히 드나들 수 있도록 꾸몄다.
 

▲ '예꿈 북카페'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

●● 조건 없는 섬김, 복음의 빛 밝히다

교회 개척 후 처음엔 도서관부터 시작했다. 지역에 포스터를 붙여 책을 기증받았다. 4~5천권이 모아졌다. 도서관을 마련했지만 선뜻 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교회의 벽을 낮추기 위해 생각한 것이 카페였다. 교회 1층에서 기아대책과 협약 맺고 공정무역 카페를 운영하며 주민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는 시음회를 진행했다. 그러자 입소문을 타고 차츰 부모들이 아이들과 책을 빌리러 오기도 하고 차도 마시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졌다. 레고방은 어린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맞벌이 부모들은 교회가 아이들을 맡아줄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샬롬지역아동센터를 위한 장소를 만들었지만 교회라는 이유로 허가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교회의 진실한 섬김을 경험한 부모들이 움직였다. 구청에 지역에 아동센터가 필요하다고 민원을 넣은 것이다. 구청의 허가로 2014년 5월 교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인수, 당시 6명이었던 아이들은 3개월 만에 40명으로 늘었다. 장 목사는 “교회가 안전하다고 믿고 아이들을 보내주니 감사하다”면서 교회가 지역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기뻐했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주일학교로 이어져 30여 명이 주일에 예배 드리는 등 신앙의 열매까지 맺게 되었다.

경력 단절 여성 등이 다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평생교육원인 ‘희망드림인재교육원’을 만들어 주중에 바리스타, 푸트아트, 상담 등 40여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매일 40여 명이 수업 받는다. 온라인 학점은행제와 현장 실습 등으로 교육하고 민간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비 정도로 교육받을 수 있기에 이것도 지역에서 인기를 얻어 지금까지 1500여 명이 공부했다.

또한 다문화 가정이 많은 지역인 만큼 이들을 위한 섬기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기관들과 연계해 다문화 가정을 위한 한글교실, 한국 음식과 문화 체험 등을 진행하고, 매년 열리는 다문화 어울림 축제에 한국문화 체험관 부스로 참여하는 등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일들을 고민하고 돕는다.

“지역 주민 누구나 도움이 필요할 때 교회가 그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활력 있게 지역을 섬기는 것에 성도들이 봉사하며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21세기에 준비된 교회”라는 자부심 또한 크다고.
 

●● ‘개척 불가’ 시대? 복지목회라면 가능

청림교회는 복지목회를 꿈꾸며 처음부터 건물을 매입해 개척, 1층 건물을 2층으로 증축해 사용하고 있다. 성도는 아직 50명 남짓의 적은 숫자지만 되어지는 일들을 보며 놀라는 이들이 많은데, 장 목사는 “교회의 1년 예산은 6,000만원인데 외부 예산이 2,500만원이 넘는다”면서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을 교회가 위탁 받아 진실하고 성실하게 섬길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개척 불가’를 말하는 시대지만 작은 개척교회라도 섬김의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 더 많은 교회들이 섬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작지만 활력 넘치는 목회 현장이 가능하도록 2010년 사단법인 한국복지목회협의회를 설립해 복지목회를 소개하고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복지목회협의회는 매달 하루 교육시간을 마련해 목회자들에게 복지목회를 소개하고, 학점은행제를 통해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사회복지를 공부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데 벌써 4천여 명이 공부했다. 복지목회에 눈뜬 목회자들이 교회에서 실천함으로 활력 넘치는 목회로 전환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장 목사는 보람을 느낀다.

장 목사는 무엇보다 작은 공간(10평 정도)으로도 가능한 ‘아카데미 북카페(작은도서관)’ 설치를 제시한다. 아카데미 북카페는 도서관법 제18조 1항, 20조, 31조에 근거해 교회에서도 설립·운영이 가능하다는 것. 공공도서관의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작은도서관을 통해 전 국민 독서기회를 제공하고 독서 생활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작은도서관은 문화강좌 및 온·오프라인 민간자격과정을 개설할 수 있고, 교육, 오락, 문화, 정보의 장으로 지역주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의 발전과 부흥은 20세기 선교사상 놀라운 기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한국교회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보다는 질타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사회적 책임을 가진 교회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교회의 근본 사명이 무엇인지 깊이 되돌아보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섬기는 모습으로 바로 서야 합니다.”

교회의 본질적 사명으로 복음의 선포(Kerygma), 사랑의 친교(Koinonia), 이웃에 대한 책임 있는 봉사(Diakonia)를 꼽는 장 목사는 그동안 지역 섬김보다 개교회의 발전과 안위에 치우쳤던 모습을 벗고 지역과 상생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의 능력을 전하는 교회들이 많아지길, 청림교회가 복음으로 지역을 푸른 숲이 되도록 이끌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