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85]   <카리스마의 역사>

▲ 하늘기쁨목회자
독서회 대표
하늘기쁨교회 담임

뛰어난 자질은 많은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입니다. 뛰어난 자질을 갖춘 사람이 세상을 이끌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짜 그럴까요? 

목회자독서회에서 이번에 읽고 토론한 책은 <카리스마의 역사>(존 포츠 저/더숲 간행)입니다. 기독교인이나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카리스마’라는 단 한 단어로 상당한 분량의 책 한 권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카리스마라는 단어는 사회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헬라어인데 일반 사람들이 사용하는 대중적인 단어가 된 것은 매우 특이합니다. 카리스마는 ‘카리스’(은혜)라는 단어와 동일어근의 단어입니다. 저자는 이 단어가 사도 바울이 종교 용어로 만들어낸 단어라고 말합니다. 이 단어는 성경에서 베드로가 한 번 사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바울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이 단어를 사용할 때는 ‘교회의 존립을 위해 성도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말합니다. 이 단어는 그렇게 교회에서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면서 기독교 안에서 성경에 한정된 의미로 끝나는 듯하였습니다. 그러나 지성사에서 매우 중요한 한 획을 그은 막스 베버라는 사람이 카리스마라는 단어를 재정립하여 사용하면서 카리스마는 종교용어에서 세속용어가 됩니다. 막스 베버는 카리스마를 세상의 ‘뛰어난 힘이나 재능’의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합리화로 흘러가는 세상에 대해 니체는 ‘초인’이라는 해결책을 내세웠고,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혁명’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막스 베버는 니체처럼 탈 세상적인 초인이 아니라 세상에 영감을 부여하고 변화시키는 초인으로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습니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오히려 관료제를 낳아서 사회를 더욱더 기계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염려했습니다. 자유가 존중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의 영향이 필요하다면서 베버는 카리스마를 자유가 억압받는 사회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니체의 초인도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혁명도 인기가 시들해졌습니다. 그런데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는 오히려 변형된 형태로 그 생명을 유지했습니다. 

기독교의 일부에서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에서 다시금 기독교의 카리스마로 돌아가 그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바울의 카리스마가 아니라 변질된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비주의 측에서 그것을 사용한 것입니다. 공동체가 아닌 어떤 신비한 능력을 가진 한 사람이나 계층에 그 단어를 사용했고 오순절파 부흥과 신사도운동의 부흥을 낳았습니다. 또한 일반 사회에서는 특정한 매력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가진 사람에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카리스마는 본래 ‘타고난 것’(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후에는 ‘만들어질 수 있는 것’으로 사용되기도 하면서 카리스마가 리더십의 하나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래서 카리스마는 이제 완전히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매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처음 바울이 사용한 의미와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여전히 동일한데 그것은 ‘힘’ ‘매력’입니다. 

카리스마를 기독교인으로서 정리하고자 합니다. 이 단어의 본래 의미로 돌아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카리스마를 모든 교회의 구성원에게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 주셨습니다. 교회의 구성원은 모두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은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을 잘 계발하여 공동체에 유익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비록 세상에서 원하고 칭송하는 ‘카리스마’는 아니어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카리스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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