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 [215]

“나 같은 경우에는 주일오후 성경공부 시간이 좋다.
마음 가볍게 성경을 나누면서 그날의 설교를
자연스럽게 평가 받을 수 있다.
항상 설교를 잘할 수 없지만, 계속 나아지게 할 수는 있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주일 설교 후 자신이 한 설교에 대해 만족하는 설교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때로는 아쉬워하고, 때로는 후회할 것이다. 교회 리더들의 경우 설교에 예민하며 설교는 청중뿐 아니라 설교자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학교 시절에는 동료들이나 교수를 통해 설교 평가를 들을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강단에 서게 된 후부터는 설교 평가를 제대로 들을 기회를 갖지 못한다. 성도들이 혹시라도 목사의 설교를 평가하려 들면 설교자들은 더욱 예민해진다. 그리고 잘 들으려 하지 않고 수정하려는 생각도 거의 없다. 그러니 강단이 점점 빈약해진다.

우리는 누구든지 완벽한 설교자가 아니다. 아볼로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 에베소에 왔을 때 꽤 유명한 설교자였다. 그는 젊었고, 언변이 뛰어났으며, 성경에 능통한 학자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약점이 있었는데, 열심히 예수를 가르치고 설교하지만 요한의 세례만 알고 전했다. 그러자 회중 가운데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듣고 그를 데려와 하나님의 도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 덕분에 그는 공중 앞에서 힘 있게 전하며 유대인들의 반대를 이길 수 있었다(행 18:24-28). 약간의 코칭이 그를 유능한 설교자로 만들었다.

설교를 통해 청중들과 제대로 연결되려면 설교 평가가 필요하다. 나는 설교를 잘했다고 스스로 생각해도 청중들이 설교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불만을 갖고 있다면 그 설교는 성공한 것이 아니다. 나는 설교할 때마다 청중의 입장에서 어떻게 들릴까 항상 고민하며 준비하고 전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한계가 있다.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심리이지 않은가? 설교를 할수록 느끼는 것은 설교는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설교는 마음을 통해 전달되고, 삶을 통해 전달된다. 대형교회라면 유창한 설교가 전달되기 쉽지만, 작은 교회일수록 설교자의 마음과 삶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청중들은 목사의 설교에 불만이 있어도 실제로 표현하지 않는다. 대부분 스스로 참거나 조용히 다른 목사의 설교를 찾는다든지, 정 어려운 경우 교회를 떠난다. 군목들과 같이 몇 년 있다가 다른 교회로 떠난다면 견딜 수 있지만, 10여년 넘게 혹은 20년 넘게 부족한 설교를 듣는 청중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설교자는 부단히 노력하고 평생 학습하며 설교 발전을 위해 애써야 한다. 말이나 교육으로 사람들이 변화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교회 회중들이 변하는 것은 목사의 말이나 교육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 막중한 책임을 맡았는데, 평가도 없이 매주 강단에 오른다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다면 누구를 통해 설교 평가를 들을 것인가? 가장 많은 경우가 사모를 통해 들을 것이다. 사모들 역시 조심스럽게 남편의 설교를 평가하고 지적하게 된다. 혹시 상처받을까 조심스러운 것이다. 그래도 교회를 알고, 남편을 잘 아는 사람이 사모이기에 그들의 평가는 대부분 정확하고 공평하다. 교회의 원로 되는 믿을만한 성도에게 부탁하는 것도 좋다. 쪽지나 문자로 간단하게 평가를 해달라고 부탁하라. 제일 확실한 것은 성령님의 도우심이다. 월요일 새벽 강단 앞에 나가 기도로 하나님께 아뢰면 좋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하나님께 구하라”(약 1:5). 이것은 수험생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씀이 아니라 설교자에게도 꼭 필요한 말씀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주일오후 성경공부 시간이 좋다. 마음 가볍게 성경을 나누면서 그날의 설교를 자연스럽게 평가 받을 수 있다. 설교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스럽고 축복된 사역이다. 항상 설교를 잘할 수는 없지만, 계속 나아지게 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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