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택부 선생이 정리한 한국기독교 100년사

“우리나라에서 그리스도교가 시작된 특징은 천주교든 신교든 선교사보다 먼저
복음이 이 땅에 들어왔다는 점이다. 선교사보다 자국민에 의해 선교가 시작된 것은
세계교회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 <한국교회 발전사>전택부 지음/홍성사

“한국 개신교는 천주교와 달리 선교할 때 하층계급에서 출발했다. 이를테면 천주교의 복음의 씨는 문전옥답에, 개신교의 복음의 씨는 버려진 땅에 뿌려졌다. 그리하여 문전옥답에 뿌려진 복음의 씨는 곧 싹이 나와서 무럭무럭 자랐으나 자꾸 뽑혔고, 버려진 땅에 뿌려진 복음의 씨는 땅 임자가 업신여기는 사이에 땅 속 깊이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그리스도교가 시작된 특징은 천주교든 신교든 선교사보다 먼저 복음이 이 땅에 들어왔다는 점이다. 이처럼 선교사보다 자국민에 의해 선교가 시작된 것은 세계교회사상 유례가 없는 것일뿐더러 당시는 나라가 외세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쇠락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박해와 고난의 요인이 크고 많았고 전통문화의 부정적인 영향력도 강한 상황이었다.

한국교회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또 어떻게 그 심한 박해 속에서 살아남아 성장, 발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을까.

1980년대 중반 한국 기독교 신교 100년을 기념하면서 ‘한국 기독교 100년사 대계’의 첫 책으로 출간됐던 책이다. <한국교회 발전사>에서 저자 전택부 선생(1915~2008)은 무엇보다 한국인 자신에 의해 선교가 시작되어 기독교가 시대의 질곡을 헤쳐 가며 근대 사회로의 초석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한국 토박이 신자들’의 풀뿌리 신앙에 주목한다.

“한국 개신교의 초대 선교사들은 결국 한국에 복음의 씨를 뿌리러 온 것이 아니라 이미 뿌려진 씨의 열매를 거두러 온 사람이 된 것이다. …이 토박이 신자들에게 어떻게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졌으며, 그들에게 어떻게 그리스도의 사도직 전승이 와 닿았으며, 그것이 어떻게 이 나라 국토와 전통문화 속에서 성장 발전했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우선적인 연구과제다. 즉 기독교에 대한 강한 의지, 이에 대한 전통문화, 이 둘의 상호대립과 마찰에서 승화된 제3의 세계 같은 것, 이런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책에는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과 6.25전란 이후 약 100년에 이르는 기독교 신교의 통사로 쓰였다. 신교 100년을 기준으로 하면서도 천주교 역사가 상당부분 차지하며, 신교의 배경사와 관련사 차원에서 다뤄져 한국 기독교 200년을 아우른다.

4부로 구성, 1부에서는 한국 기독교 신교 창설 이전의 시대배경에서 한국 천주교회를 다루면서 초기 교회의 모습과 박해 속에서도 성장해간 과정을 담았는데, 본격적인 신교의 역사를 다룬 2~4부에서도 한국 천주교의 변천 과정과 시대의 흐름에 대처해간 모습을 기술했다.

2부 조선말, 3부 일제강점기, 4부 해방 후로 이어지는 책은 선교활동, 외세에 대한 저항과 연합·분열, 재건 및 토착화와 다변화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4부 마지막 부분에서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인 사회에서 신교 교회의 변천 과정도 알 수 있다.

‘발전사’라는 책 제목에서 보듯 저자는 한국 신교의 영적·질적 성장과 양적·수적인 면을 상호 관련되며 보완적인 것으로 보고,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많은 국내외 자료들을 충실하게 활용하며 고증에 힘썼다. 통계를 비롯해 명단, 도표, 연대표 등 당시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자료들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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