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석 목사
청파교회 담임

호국보훈의 달인 6월입니다. 주님께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우리 민족 위에 평강의 복을 내려주시기를 빕니다. 시편 1편은 악인의 길과 의인의 길을 대조해 보여줍니다.

악인은 타자에게 무덤을 안겨주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다시 말해 타자의 생명을 위축시키거나 병들게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속에는 악의 씨앗 혹은 가능성이 심겨져 있습니다. 누구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데 악은 매혹적입니다. 사람을 잡아당기는 힘이 큽니다. 이런 악의 경향성을 잘 알기에 프랑스의 소설가 조르주 베르나노스는 “확실히 인간은 저 자신의 원수”, “저 자신의 비밀스럽고도 은밀한 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선을 행하며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듭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꾸만 주저앉는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하나님의 마음과 접속하는 일입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해야 합니다. 시인은 그런 사람이 복이 있다고 말합니다.

# 세상 현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겨우 자기 앞가림이나 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법이 세상에서 구현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해 세상을 바라보고 또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통치는 힘에 의한 통치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통치는 자비와 인내와 사랑으로 이루어집니다.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성품이기 때문입니다(출 34:6).

하나님의 통치는 홀로 서기 어려운 약자들을 보살피고, 그들이 기를 펴고 살도록 돕는 사랑의 통치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을 받은 이들은 그런 세상을 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권세 잡은 자들은 자기 힘에 도취되어 하나님의 통치에 등을 돌리곤 합니다.
 

# 역사의 주인

본문 1~3절 속에 ‘어찌하여’라는 부사가 네 번이나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래선 안 된다’는 뜻이 강하게 암시되어 있습니다. 권력에 맛들인 이들은 늘 자기 자신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전능자라도 된 것 같은 착각 말입니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위임된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아무도 제동을 걸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직 대법원장과 법원 행정처가 사법 거래를 시도했다는 보도가는 사실이라면 통탄할 일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사에 대한 최종 심판자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합니다. 시편 시인은 하늘의 뜻을 거역하고, 자기들 좋은 대로 처신하는 이들을 보며 하나님은 웃으신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웃음은 곧 진노로 바뀝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폐위시키고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새로운 왕을 세우십니다. “내가 나의 거룩한 산 시온 산에 ‘나의 왕’을 세웠다.” 이 짧은 구절에 ‘나’라는 단어가 세 번이나 반복됐습니다. 하나님이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한 겁니다. 하나님은 지금 당신의 통치를 수행할 사람을 일으켜 세우십니다.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지 마십시오. 성도로 부름 받은 우리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 조심스럽게 나아가라

세상의 왕들과 통치자들은 정말 지혜롭게 행동해야 합니다. 시인은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두려운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을 찬양하여라”(시 2:11). 두려움과 떨림이야말로 무릇 백성들을 다스리도록 부름 받은 이들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지금의 국제관계에서는 이런 조심스러움이 없습니다. 윽박지르기와 밀어붙이기가 성행합니다. 그런 힘의 논리가 당장은 효율적인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는 “우주의 윤리적 포물선은 길지만, 그 방향은 정의의 방향으로 구부러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그 말을 믿는 이들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위험한 곳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마땅히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우리는 주님께 길을 물어야 합니다. 어리석어 보여도 참의 길, 진리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선택할 용기를 내야 합니다. “주님께로 피신하는 사람은 모두 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을 꼭 붙들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퇴락(頹落)하지 않기 위해 말씀을 묵상하는 한편, 그 말씀이 이 땅에서 실현되도록 진력해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와 함께 그 꿈을 이루기를 원하십니다. 오늘도 내일도 주님의 손과 발이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