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67)

“아직 바닷가에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서
른이 넘은 아들과 딸은 마냥 행복한 표정입니다.
엄마의 얼굴에도 미소가 넘칩니다.”

 

▲ 이해영목사
샘물장애인
복지회대표,
샘물교회 담임

언젠가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빠는 지적장애, 엄마와 딸, 아들은 하반신 장애인이어서 가족나들이는 늘 먼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휠체어를 타야 하는 가족이 3명이나 되니 함께 이동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몇 달 전에 약속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가족나들이 한 뒤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바다를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공휴일인 5월 22일 우리는 일찍 집을 나서 대천 해수욕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어렸을 때 누군가의 도움으로 바닷가를 가고는 그 후로 처음 가보는 바다를 생각하니 설레는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아직 바닷가에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서른이 넘은 아들과 딸은 마냥 행복한 표정입니다. 엄마의 얼굴에도 미소가 넘칩니다.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아이들과 많이 가질 수 없었던 현실이 엄마는 가슴 아프다고 했습니다. 엄마도 같은 장애를 가졌기에 휠체어 타는 두 자녀를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은 더욱 안타까움과 괴로움으로 사무친 세월이었을 것입니다.

바닷가에 도착했습니다. 바다를 보고 환호성을 지르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운전했습니다.

너무 좋다고 합니다. 너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대천 항에 가서 회를 떴습니다. 집에서 밥과 반찬을 준비했기에 공원 한적한 곳에 자리 펴고 가지고 온 음식을 먹는데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 다들 행복해 보였습니다.

음식을 먹은 후에 후식까지 맛있게 먹고 본격적으로 바닷가를 산책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마냥 행복해하는 그 가족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나도 행복한 미소가 전신으로 흐르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가족여행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며 연신 인사합니다.

그동안 이들이 얼마나 가족여행을 가고 싶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옵니다.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 주면 이렇게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휠체어 타고 바닷가를 산책하면서 온몸으로 바다를 느끼며 그들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리는 오랫동안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1년에 한 번씩 가족나들이를 하자고 했더니 좋아합니다. 다행히 우리 차량이 그들의 바닷가여행을 거뜬히 감당하는 것을 경험한 터라 그들도 밝은 표정으로 그러자며 고마워했습니다.

오늘도 나는 행복한 휠체어 운전사로서 주님 앞에서 잘 살았다고 자신을 칭찬하며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주님!

오늘도 건강 주시고 장애인들 사랑하는 마음을 주셔서 그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건강을 더하여 주셔서 나의 섬김이 주님의 기쁨이 되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많은 장애인들을 섬기는 장애인 사역자들이 많아지기를 또한 기도합니다.

오늘도 어느 하늘 아래 장애인들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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