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리 공동체에서 일어난 생생한 ‘기도응답’ 이야기

“쉐퍼 부부는 자신들의 집을 ‘라브리’(L'Abri, 쉼터, 피난처)라고 이름 짓고 찾아오는 사람은 누구나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인생의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진지하고 간절하게 찾는 이들이라는 것”

 

▲ <이디스 쉐퍼의 라브리 이야기>
이디스 쉐퍼 지음/양혜원 옮김/홍성사

“라브리는 영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의 영적 피난처입니다. 특히 인생의 의미나 목적을 찾는 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씨름해야 하는 기본적인 철학적 문제들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마련된 곳입니다.”

라브리는 ‘피난처’나 ‘은신처’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그리스도인 한 가정이 집을 개방하고 영적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자신들의 삶의 자리를 쉼터요 피난처로 내어준 것에서 시작된 라브리공동체, 내 것 없는 삶 속에서 그들 부부는 물론이요 이곳을 다녀간 이들은 ‘하나님의 실존’을 경험했노라고 고백한다. 라브리 공동체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프란시스 쉐퍼와 이디스 쉐퍼 부부가 미국에서 스위스로 간 이유는 2차 대전 후 폐허 속에서 사상적 혼란에 빠진 유럽인들을 돕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이었다. 유럽 여러 나라를 다니며 주일학교를 열고 성경을 강의하는 사역을 계속했지만, 하나님이 유럽으로 부르신 또 다른 목적이 있음을 깨달았다. 방문객들에게 집을 개방한 쉐퍼 가정의 이야기를 입소문을 통해 듣고 영적인 도움을 얻으려 줄지어 찾아오는 이들을 돕는 일이 사명임을 깨달은 것이다. 쉐퍼 부부는 자신들의 집을 ‘라브리’(L'Abri, 쉼터, 피난처)라고 이름 짓고 찾아오는 사람은 누구나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찾아오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 공간이 부족해 집을 한두 채 늘리다보니 한 마을을 이뤄 헬퍼와 간사, 멤버가 함께하는 공동체가 됐다.

쉐퍼 부부는 라브리 사역의 목적을 “우리의 삶과 일을 통해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정하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진력했다.

라브리를 찾는 사람들은 10대 초반부터 60대까지 남녀노소, 국적이나 종교, 자라난 환경과 관심사도 다양하다. 그런데 이곳을 찾는 이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인생의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진지하고 간절하게 찾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저자인 이디스 쉐퍼는 라브리에 이런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기도 응답’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다른 사람들은 다 막아 달라”고 한 기도가 늘 응답됐다는 것이다.

라브리에서는 강의, 토론, 성경공부에 참여하고 식사와 숙박을 위해 필요한 집안일을 돕는다. 손님들은 이곳에 머무는 동안 모두 무료로 지낸다. 이 일을 위해서 사람이나 기관에 도움을 호소하지 않았지만 부족함 없이 물질이 채워지고, 수많은 불신자가 이곳에서 대화하다가 하나님을 믿게 되는 일들이 ‘우연처럼’ 이뤄졌지만 저자는 그것 역시 라브리공동체가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증명하는 통로로 사용되기를 원하는 기도와 열망에 대한 응답이라고 고백한다.

프랜시스 쉐퍼는 20세기의 정신적 폐허 속에서 기독교를 건져낸 변증가로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동반자요 라브리의 식주인(롬 16:23) 역할을 했던 이디스 쉐퍼가 없었다면 그의 사역이 가능했을까? 프랜시스 쉐퍼의 주된 사역이 방문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일이었다면, 이디스 쉐퍼는 끊임없이 식사와 차를 제공하고 잠자리를 준비하며 인생의 질문을 마주하는 이들이 참된 길을 찾아가도록 힘껏 섬겼다.

“때로는 먹을 틈도 없이 상을 두 번 차려야 하고, 쏟거나 깨진 것들을 치우고, 산더미 같은 쓰레기들을 비우고, 스토브에 끓어 넘친 음식 자국이나 오븐 속에서 넘쳐서 까맣게 타 버린 딱딱한 찌꺼기들을 긁어내는 일은 도무지 극적이지도 않고 영광스럽지도 않았다.”

그런 덜그럭거리는 일상 속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실존, 이디스 쉐퍼는 “하나님께서 실존하신다는 사실과,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계속해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셔서 무로부터 유를 만드신 분이 바로 그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 쓴 것”이라고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홍성사가 <이디스 쉐퍼의 라브리 이야기> 초판을 발행한 지 18년 만에 개정해 다시 내놓았다. 이디스 쉐퍼는 프랜시스 쉐퍼 박사가 1984년 작고한 후에도 세계를 돌며 강연과 선교활동을 계속하다 2013년 3월 30일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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