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219]

“당연히 성경을 최우선적으로 공부하지만, 경제를 모르고는
성도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일에 강단 앞에 모여드는
성도들은 대부분 일상생활 중에 돈과 매여 있다.
그들에게 바른 물질관, 헌금관, 성경적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월요일 아침, 조간신문에 어떤 원로정치인을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 기사 제목을 보며 가슴이 뜨끔했는데, “요즘 정치인 사명의식 없어… 대부분 생활 직업인, 자기 이익만 생각”이다. 정치인뿐 아니라 목회자들은 과연 사명감으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가? 목회자들은 사명감 때문에 헌신한 사람들이며, 사명을 따라 사는 사람인데 어느 경우에는 아쉬움도 많다. 스펄전 목사는 “목회자로 소명을 느끼는가? 할 수 있는 한 피하라” “거룩한 소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외로운 광야에서 한 사람을 준비시키는 하나님의 영적 수련을 감당할까”라고 했다. 사명 또는 소명으로 부름 받은 목회자는 돈 문제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돈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 준다. 당연히 목회자에게도 돈이 매우 중요하다. 돈은 목사에게 안정감을 주고, 목사를 자유롭게 하고, 때로는 힘을 준다. 돈을 잘 활용한다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크게 헌신할 수 있다. 목사의 수중에 돈이 있으면 그것으로 목회에 활력도 가질 수 있다. 반면에 목사에게 돈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목사의 마음을 빼앗고, 지배하려 한다. 때로는 기본적인 사명감까지 흔들리게 한다. 때문에 목사는 돈의 영향력이나 세력을 알고, 그 배후에 있는 영적 실체에 대해 민감해야 한다. 오늘날 목회자들이 추문에 휩싸이는 것도 돈에 대한 바른 의식을 갖기 못하고 잘못 사용하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은 돈에 대해 긍정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실제로는 돈을 필요로 하면서도 돈에 대해 무관심한 것처럼 보인다든지, 돈 사용을 극단적으로 외면한다든지 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나는 군목 임관하고 첫 휴가 때, 마포에 있는 가든 호텔에서 친구를 만난 적이 있었다. 친구는 가까운 신수동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어서 지나는 길에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길래 약속을 덜컥했다.

당시에도 군목 초임 월급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커피 값이었지만, 첫 휴가 나왔고, 좋아하던 친구를 위해 그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당시 내가 소속된 공군군종감 목사를 그곳에서 만난 것이다. 그는 인상을 쓰며 다짜고짜 한마디 던지고 갔다. “중위 목사가 이런데 와서 커피를 마셔!” 그냥 커피 값을 내주시고 가셨다면 오랫동안 기억할 것인데 많이 아쉬웠다. 군종감을 보내고 불편해서 자리에 앉은 내게 친구가 성경을 펴서 손가락으로 짚어주었다.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 4:12). 맞다, 큰집에도 가보고 작은 집에도 가보면서 목회를 배우는 것이다.

목회자들은 돈을 사용할 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돈이 목사의 수중에 들어오기까지 성도들의 땀과 노력, 때로는 고통들이 담겨져 있다. 나는 헌금 기도할 때마다 성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떨린다. 돈이 많아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도 감사해야 한다. 있으면 사용하도록 기회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없으면 참도록 인내심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목회자에게는 미래가 어둡다. 감사의 영어 thank는 think(생각)에서 나왔다고 하지 않는가? 하나님의 은혜를 think하면 늘 thank하다.

목회자는 돈을 배워야 한다. 나는 매일 경제면을 살펴 읽는다. 포털뉴스에서도 아예 경제란을 링크해 놓았다. 토요일자 신문에서는 biz를 애독한다. 하버드비지니스 리뷰 같은 잡지를 구독하기도 한다. 당연히 성경을 최우선적으로 공부하지만, 경제를 모르고는 성도들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일에 강단 앞에 모여드는 성도들은 대부분 일상생활 중에 돈과 매여 있다. 그들에게 바른 물질관, 헌금관, 성경적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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