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 수준 높은 연주로 복음의 씨 뿌리는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 조진생 단장

1989년 ‘소외계층 선교 위한 순회연주’ 취지로 창단,
음악 전공자 150여 명 단원으로 함께해
선교현장에선 모두가 스텝으로 뛰며
복음 전해지는 데 주력,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것 목도


 

▲ 지난해 태국 나콘시타마랏 대학교 연주

6월 17일 주일,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의 광은교회는 전도 축제를 앞두고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음악선교단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지휘 유영재·한세대 교수)를 초청해 성도들과 지역민들에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선율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을 전한 것이다. 연주회 시간은 저녁 7시, 오후 4시부터 40여 명의 단원이 교회 예배당 단상 위를 가득 메웠다.

최고의 연주를 위해 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이들을 지켜보며 무대 아래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30년 간 이끌어온 단장 조진생 집사(58, 창의문교회)를 만났다. 조 단장의 본업은 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의사, 30년째 의사로서 환자들의 귀 건강을 지켜온 것과 함께 음악으로 영혼의 귀가 하나님께로 열리고 복음이 전해지도록 하는 데 힘써왔다.

 

▲ 조진생 단장

# 30년간 이어진 기적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가 창단된 1989년은 조 단장이 전공의를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생활을 시작하던 때와 궤를 같이한다. 전문의를 시작하면서 ‘소외계층 선교를 위한 순회연주’ 취지로 창단해 현재 150여 명 이상의 관현악단으로 성장했다.

의사로서 첫 발을 내딛으면서 시작한 일이 음악선교단 창단이라니? 조 단장은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첼로를 연주했고 음악가로서의 꿈을 꿔오다 고등학교 때 의사로 진로를 결정했다. 음악에 대한 미련이 음악선교단 창단의 계기가 됐다.

“처음엔 15명의 단원으로 조직해 개척교회 연주를 시작으로 당시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소외계층에 찾아갔어요.”

소년원, 교도소, 장애인 시설, 군부대 등 소외계층과 음악을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주로 찾아가 수준 높은 연주를 통해 감동을 주고 복음을 전했다. 지금은 이런 곳들과 함께 교회사역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교회들이 창립기념이나 전도축제, 지역민을 위한 행사 등에 초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초청 비용은 무료, 단지 악기 운송비와 행사 당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식사만 초청 기관에서 담당해 주도록 하고 있다.
무료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조 단장은 “대가를 바라면 선교가 아니다”라며 어렵더라도 하나님의 뜻을 묻고 따라가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는 정통클래식 연주와 함께 성악, CCM 찬양단과 코러스도 무대에 서기에 드럼, 일렉트릭기타, 건반까지 등장한다. 또 세 명의 지도목사들이 연주회 때마다 번갈아 메시지를 전한다. “이름은 오케트라지만 종합선교단”이라는 게 조 단장의 설명이다. 30년 전만 해도 피아노 반주가 전부였던 교회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는 획기적이었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가 한 무대에 오르는 크로스오버 무대의 시도는 밑그림을 그리기까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음악 예배를 봉헌함으로 예배 속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며 그 감동을 서로 나누고 우리나라 교회음악의 질적 향상에 미력하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 감동이 아닌 복음이 목적

단원들은 모두 음악 전공자들로 각 분야에서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를 위해서는 모두가 무료로 봉사하고 있다. 매달 연주회를 1~2회 갖고, 1년에 한 차례 해외 선교지에 찾아간다. 그렇게 매년 15회 남짓의 연주회를 진행한다. 바쁜 현대인의 삶, 몇 사람이 어쩌다 한 번 모이는 것도 쉽지 않은데, 매달 정해진 시간에 40여 명의 연주자와 스텝까지 70명 가까운 인원이 모인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곡 선정은 조 단장이 주로 맡는데 전반부의 1/3은 교회를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클래식, 팝 뮤직, 영화음악 등을 연주하고, 나머지는 찬송가를 클래식으로 편곡한 곡이나 가스펠 뮤직 등 교회음악을 중심으로 채운다.

“단원들은 주님께서 주신 음악적 재능을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사용하기 위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지치고 영적으로 힘들어하는 크리스천들을 찾아가 음악을 통한 정서적 위로를 나누고,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자그마치 30년, 흔들림 없이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조 단장은 “단원들의 헌신으로 매달 기적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단원들은 연주가 있기 한 주 전에 기도회를 갖는다. 연주를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듣는 이들의 마음이 열리고 복음이 심겨지는 시간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음악으로 감동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복음이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말씀을 넣었다. 세 명의 지도목사들이 번갈아 연주회 때 말씀을 전하는데, 연주회가 진행되는 1시간 10분 남짓의 시간 동안 세 차례 말씀을 전하며 음악으로 열려진 가슴에 복음을 제시한다.

20년, 30년간 함께해 온 단원들은 봉사와 헌신을 통해 무엇보다 자신들의 신앙과 믿음이 성장하는 것을 고백하며 기쁨으로 감당하고 있다고 했다.

홍보하지 않고 알음알음으로 해오지만 매년 연말이면 다음 해 연주 일정이 모두 정해질 정도다.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경험한 교회들의 가장 흔한 반응은 “이럴 줄 알았으면” 하고 아쉬워한다는 것. 무료 연주회이기에 기대하지 않다가 수준 높은 연주를 접하고 놀란다는 것이다.

# 하나님의 일하심 목격

조 단장은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를 움직이는 분은 하나님이신 것을 믿고 있다. 이런 확신은 특히 해외 선교지에서 전혀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가능케 하시는 것을 경험할 때면 더욱 커진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는 이슬람지역에서 어렵게 무대를 마련해 올린 연주다.

“40명 정도의 단원이 함께 갔는데 선교사님이 학교에 연주회 허가만 받아놓았을 뿐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거예요. 당장 그날 저녁에 연주해야 하는데 막막한 상황이었죠. 고민하다 길거리 음악회로 가기로 했어요. 천장이 열려있는 식당 한 곳에 양해를 구해 무대를 급조하고 저녁에 연주했어요. 식사하러 온 사람들을 관객 삼아 연주하고 중간에 선교사님이 그 나라 말로 복음을 전했어요.”

기독교 인구가 1% 미만인 이슬람지역이었기에 더욱 열악하고 조심스러운 환경이었다. 계획보다 작은 음악회로 진행했지만 감동적인 무대였고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놀라운 것은 2년 뒤 같은 지역으로 갔는데 그때는 학교 강당이 연주 장소로 마련됐고 음악회 포스터까지 곳곳에 붙어있었다. 악기 옮기는 것을 열심히 돕는 이들이 있어 물어보니 학교 기독교 서클 학생들이었다.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가 다녀간 후 이 학교에 기독교 서클이 생긴 것이다.

“상황이 어려운 것을 알고 간 거였어요. 단원들에게 가기 전에 우리는 초청연주회를 가는 것이 아니고 선교하러 가는 것이라고, 우리가 가서 관객을 초청해야 한다고 미리 이야기하고 갔지요.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었기에 가능한 연주회였어요.”

단원들 모두 전문 음악인들이지만 선교지에 가면 직접 발로 뛰며 음악회 전단지를 돌리고 거리에서 간이무대를 만들어 홍보하고, 무대를 직접 만드는 등 전원이 스텝으로 움직인다. 연주회를 통해 문화적으로 접근하지만 결국 목적은 음악으로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일하심으로 영혼을 울리고 복음이 심기는 열매가 맺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임하고 있다.

조 단장은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를 30년간 이어오면서 보람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본분을 깨닫는 것을 목격할 때”라고 했다.

25년 동안 매년 방문한 장애인 복지재단의 한 다운증후군 청년,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의 찬양 연주를 듣다가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이 지휘자인 양 팔을 휘저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기뻐하는 그를 보며 조 단장은 인간의 지음 받은 목적대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의 “참된 행복”을 느꼈다.

조 단장은 “글로리아 미션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하나님께는 영광이요 듣는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는 통로가 되기를 소망한다”면서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싶다”고 말했다(070-4018-9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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