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거의 다 마쳤을 무렵이었다. 노회찬 의원의 비보를 알리는 뉴스가 스마트폰에서 ‘딩동’ 하는 소리로 울려서 열어 본 분은 팔순을 바라보는 목회자였다. 늘 우리나라 안보를 걱정하고 진보 진영의 논리가 너무 한편으로 쏠려있는 것에 우려를 했던 분, 전형적인 보수적인 사상을 갖고 있는 분이었다. 그런데 그 뉴스를 보자마자 그의 눈시울이 불거졌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한평생 헌신해 온 목회자가 아니더라도, 보수와 진보를 떠나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던 그의 안타까움에 할 말을 잃었을 것이다.

그는 3통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 3통 중 2통은 가족에게, 1통은 당원들에게 보냈다. 유서내용을 보면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썼다.

또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며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자책했다.

그러던 그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참으로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한다. 사건 때마다 목소리를 높여 자신의 뜻을 가감 없이 내뱉던 그가 생명을 끊은 것은 자신을 용서할 수밖에 없는 그 마음에서일 것이라는 추측만 할 뿐이다.

돈을 받고도 거짓말 한 죄책감과 도덕성이 무너진 양심을 용서할 수 없었기에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몸담았던 정의당을 살리기 위한 선택을 했으리라.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없기를….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