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 > 기자수첩
법이 있는데…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1673호] 승인 2018.08.08  06:20:1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법대로 하면 되는데 무엇이 그리 어려운 걸까?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놓고 예장통합 재판국이 법으로 정한 심리 기한을 두 배 이상 넘겨가며 결론 내리지 못하는 것을 보며 드는 생각이었다. 법이 있고 그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결하면 되는 것을….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재판국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결론을 내렸다.

5년 전 예장통합의 98회기 정기총회 현장, 세습금지법안을 놓고 총대들은 장시간 갑론을박했지만 찬반 투표 결과 1033명 중 870명 찬성, 81명 반대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

법으로 규정하는 문제인 만큼 후속처리를 거쳐 1년 뒤 시행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거수 투표에서도 ‘즉각 시행’ 의견이 압도적이어서 이 법은 그날부로 시행에 들어갔다.

총대들이 뜨거운 열망으로 세습금지법을 통과시키고 즉각 시행이어야 한다고 마음을 모은 데는 사실상 명성교회 때문이라는 것이 당시 바탕에 깔려있는 이야기였다. 또 하나는 ‘교회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컸기 때문이다. 장로교 최대 규모인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은퇴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만의 하나 세습으로 간다면 사회로부터 교회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컸다. 그래서 ‘즉각 시행’이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총대들의 뜨거운 열망과 큰 지지 속에 통과된 법이 유명무실한 것이 되고 말았다. 예장통합 재판국은 결국 명성교회의 세습을 용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명성교회 측은 법조문의 허술한 부분을 파고들며 ‘불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었다.

목회라는 귀한 사역을 대를 이어 하는 일을 법으로 만들어 금지해야 하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한 공동체의 열망을 짓밟으면서까지 목회의 대 잇기를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하다.

정찬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460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6길 73-6(연건동)  |  대표전화 : 02-3676-3082~5  |  팩스 : 02-3676-3087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483  |  등록일 : 1988.5.31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조효근  |  이메일 : dsr123@daum.net
Copyright © 2013 들소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