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27일 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예배 및 의문사 규명 촉구 “억울한 죽음으로 고통 겪는 유족의 한 풀고 인권 유린 재발 않도록”

▲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예배를 드리는 한편 장 선생의 의문사 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예배에서 문대골 목사가 설교했다

독립운동가요 언론인, 정치인으로 우리 역사의 중요한 시점마다 선구자적인 삶을 살았던 고 장준하 선생(1918~1975)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와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는 8월 27일 오후 5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념예배를 갖는 한편 장 선생의 의문사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기장 총회의 결의에 따라 준비된 것으로 일제에 맞서 자주독립을 위해 투신했던 광복군으로서,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헌신한 언론인 정치인 재야 사회운동가로서 그의 삶과 신앙의 의미를 되새겼다.

최형묵 목사(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의 인도로 드려진 1부 기념예배에서는 문대골 목사(기독교평화연구소 상임의장)가 ‘죽었으나 지금도 말하는 사람’(창 4:4~5, 히 11:3~4) 제목으로 설교했다.

문대골 목사는 장준하 선생 생전에 민주화운동의 동지요 가까웠던 함석헌 선생과의 만남과 그들이 엄혹한 세월 속에서도 신앙을 굽히지 않고 삶으로 살아냈던 것을 회고했다.

문 목사는 “장준하 선생님이 사상계 발행인 시절이던 67년 옥고를 치르는 속에서 총선거에 출마하자 함 선생님이 20일간 유세부장이 되어 선거운동을 했다”면서 이 둘은 민중을 위한 일, 하늘의 뜻이라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목사는 “장준하 선생과 함석헌 선생은 하늘 영을 받아서 산 사람들이었다. 끊임없는 환란을 몸으로 살아내지 못하면 그 지경에 갈 수 없다. 그야말로 몸으로 드리는 거룩한 제사, 영적 예배”하면서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도 곧게 일어나 옳은 길을 밝혔다. 그들은 죽은 게 아니라 죽음을 넘은 것이다. 민중이 환란에 빠지고 역사가 죄악에 물들 때 우리 자체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준하 선생의 3남인 장호준 목사(미국 유콘 스토어스 한인교회)는 영상편지를 통해 “아버지의 삶은 단거리 경주와 같은 투쟁의 삶이었다. 일제 앞에서는 광복군으로, 민주화 독재에는 언론인이요 정치인으로, 헌법 무너진 유신에서는 시민으로서 살아내셨다”면서 “그 근간에는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예배에 이어 기자회견에서는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장 총회의 성명을 발표했다.

재야 민주화운동의 구심으로서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즈음 장준하 선생은 돌연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1975년 8월 17일 약사봉에서 장준하 선생이 등반 중 추락사 한 것이다. 그의 죽음에는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그러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사건을 다뤘지만 “정황상 타살이 분명하나 결정적 증거 부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장준하특별법제정시민행동 공동대표 정세일 장로는 경과보고에서 “조사를 종료한 것이 아니라 뒤에 다른 조사위원회가 활동을 개시하면 다시 조사할 수 있게 한 결정”이라면서 “앞선 위원회가 찾지 못한 결정적 증거를 찾아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정 장로는 이날 보고에서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규명이 재개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2011년 8월 장 선생의 묘소 옹벽 붕괴로 이듬해 8월 이장하던 중에 37년 만에 확인된 유해에 대해 법의학 정밀감식을 진행, 타살임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정 장로는 “감식 결과 외부가격에 의한 타살이 확이되었다”면서 타살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 “타살의 범인과 배후를 밝혀낼 특별법을 제정해 사건 재조사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2013년 12월 19대 국회에서 대표발의 민주당 유기홍 포함 104명이 ‘장준하 의문사 등 진실규명과 정의실현을 위한 과거청산 특별법’을 발의했고,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법안을 다시 발의했으나 국회 계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정 장로는 “20대 국회 후반기 2년 내에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법안이 통과돼 장준하 선생뿐 아니라 억울한 의문사 사건의 어둠을 걷어내는 등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선생은 유족인사에서 “선친께서 돌아가셔서 산에서 시신을 모시고 내려온 때 내 나이가 26살이었다. 43년이 흘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이제는 밝혀야 하지 않느냐는 많은 움직임이 있는 줄 안다. 뜻 있는 분들의 힘이 모아져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장 총회는 성명을 통해 ‘장준하 사건 등 진실규명과 정의실현을 위한 과거사청산 특별법안’의 조속한 입안을 촉구, “억울한 죽음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유족의 한을 풀고, 다시는 국가폭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유린당하지 않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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