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 ‌[224]

“성도들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 옳을까?
예전보다 기대치가 훨씬 높아진 회중들을 보면 많은 사역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그럼 한 두가지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면 어떤가?”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교회조직은 사회 다른 조직에 비해 한 사람의 리더가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기간이 긴 편이다. 특히 담임목사직은 은퇴 연령이 길어서 기업이나 타 조직에 비해 상당히 긴 시간 자리에 머물게 된다. 오랜 재직기간이 장점으로 교회를 안정시키고 성장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긴 세월의 목회가 교회의 성장을 발목 잡을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예전같으면 능력있는 목회자가 30년 이상 담임자리에 있을 때 교회는 분명히 성장하고 발전했으나 현대와 같이 변화무쌍한 시대에는 결코 장점일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교회의 현실상 쉽게 담임지를 떠나 목회지를 이동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오래된 리더는 어떻게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익숙함과 결별하는 것이다. 자신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던 시절이 있었다. 담임목사의 권위를 이용하여 당회나 교회 조직에서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을 관철하는 리더의 시대였다. 그런 시절에는 당회장의 권위적인 지시에 따라 교회를 움직였고 반대를 무시하고 자신이 가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목회적 성공이라고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리더가 소유한 지식이나 정보가 회중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고, 간혹 결정이 실패한다 해도 아무도 불평하거나 불만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회중들이 개인적으로, 다각도로 정보를 공유할 기회가 많아 리더의 실수를 과감하게 지적하는 때가 되었다. 오래된 리더들은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예전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리더십으로 무장해야 한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내가 다 안다는 식의 고루함에서 스스로 잘 모른다고 인정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능력이 필요하다. 오래된 리더일수록 자신이 루키(신참)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 21세기 조직은 20세기의 군대문화에서 나오는 조직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20년 이상 군대 선배이며, 직속상관인 국방장관 면전에서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소”라고 대령이 고발하는 시대이다. 예전과는 다른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일반화되는 현 시점에서 오래된 리더들이 여전히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교회 조직을 새롭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일리안 미호브(Mihov) 원장은 “최근 경영 트렌드의 큰 화두는 인재의 포용성과 다양성”이라며 “다양한 사람과 환경에 노출되면서 내가 가진 사고방식과 전혀 다른 접근법을 배우고, 또 내가 가진 편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반성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교회에서도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지고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 예전처럼 목회자들을 만족시키는 제자교육이 아니라 성도들 스스로 목적의식을 갖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피라미드처럼 위의 몇 사람이 아래 회중들을 움직이려 하지 말고, 역 피라미드처럼 리더가 성도들을 섬기는 조직으로 만들 때 리더는 롱런(long-run) 할 수 있다.

긴장감을 갖고 변화에 대응한다. 현대교회들은 여전히 백화점식으로 사역을 열거하고 성도들에게 취향에 따라 선택하라고 폭넓은 선택권을 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교회가 성장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성도들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 옳을까? 예전보다 기대치가 훨씬 높아진 회중들을 보면 많은 사역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그럼 한두 가지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면 어떤가? 역시 다양한 욕구의 회중들은 만족할 수 없다. 오래된 리더일수록 긴장하라. 혹시 현재 목회지에서 20년 이상 머문 리더들은 더욱 긴장감을 갖고 변화에 대응하도록 자신을 준비시켜야 한다. 예전의 방법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설교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따라 설교도, 리더십도, 비전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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