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89] … 존재의 용기

▲ 하늘기쁨목회자
독서회대표
하늘기쁨교회 담임

사람이 살아가야 할 인생이 있습니다. 그런데 비겁해서 옳은 것을 피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작은 일만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큰 틀에서도 일어납니다. 참된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그것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목회자독서회에서 이번에 읽고 토론한 책은 <존재의 용기>(폴 틸리히 지음/예영커뮤니케이션  간행)입니다. 이 책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목회자들이 진땀을 빼면서 읽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이 말하는 것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천천히 읽어야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용기’라는 개념을 가지고 존재론적으로 설명합니다. 사람은 ‘지정의’ 인격을 가진 존재인데 ‘지’는 ‘지혜’가 중심개념이고, ‘정’은 ‘사랑’이 중심개념이라면, ‘지’는 ‘용기’가 중심개념이라는 것을 말하면서 ‘용기’가 사람의 존재를 아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고 말합니다.

‘용기’에 대한 오랜 현자들의 설명은 용기에 대해 생각이 없던 독자의 정신을 시원하게 깨워줄 것입니다. 사람이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른 동물과의 차별성을 갖게 하고, 사랑한다는 것 또한 사람이 사람 되게 하는 중요한 것이라면 용기야말로 사람을 더욱더 사람 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특히 용기는 사람 중에서도 껍데기 인생에서 벗어나 진짜 인생을 사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 인생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두 가지 개념을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는 ‘존재와 비존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세 가지 큰 불안을 가지고 사는데 그것은 죽음, 무의미, 정죄 당함입니다. 이 불안은 비존재에 속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사람에게 이 세 가지가 근본적인 것이지만 또한 참다운 근본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이 불안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다른 두려움을 만들고 그것을 피하는 일에 인생을 허비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람답기 위한 첫걸음으로 먼저 이 ‘불안을 직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직면했을 때 그것이 근본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비존재에 속한 것이어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우리를 존재하게 한 더 큰 힘을 아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입니다. 사실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는 ‘죽음이 아니라 영생을 알게 되고, 무의미한 인생이 아니라 순간순간이 영원에 잇대어진 충만한 의미의 삶임을 알게 되며, 정죄 당함이 아니라 자녀라 칭함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 불안에 직면해 하나님 앞에 서서 씨름함으로 불안을 이길 때 진정한 인간다운 삶 곧 ‘존재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첫 단추는 ‘불안을 직면하는 용기’입니다.

이 책에서 사람들이 조금 어려워하는 용어는 ‘하나님 위의 하나님’입니다. 이 용어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니체가 말한 ‘신이 죽었다’에서 신은 ‘사람들 안에 윤리적으로 하나님이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폴 틸리히는 존재론적으로 죽은 하나님을 말하기 위해 ‘(인격적으로 살아계시는 하나님이 아닌) 하나님 위에 (인격적으로 신앙인들이 만나는) 하나님’이라는 용어를 만든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오직 죽음과 무의미와 정죄함을 넘어 우리에게 ‘생명과 의미와 의’를 주시는 실존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막연한 믿음이어서는 안 되며 ‘생명과 의미와 의’를 아는 매일매일의 걸음이어야 합니다. 죽음과 무의미와 정죄를 극복하지 못한 신앙 때문에 죽음의 공포 앞에서 비겁해지고, 더 좋아하는 것을 위해 딴 짓을 행하며, 의인의 기쁨이 없이 순간순간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모든 신앙인은 비존재하는 것(세 가지 불안. 근본적인 것이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열매(생명, 의미, 의)를 알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존재로서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사람의 가장 본래적인 모습입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존재(인간다운 것)를 위한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