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 ‌[225]

“후임자들의 또 다른 고민은 교회 안에서 눈치를 봐야 할
대상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면 교회는 힘을 잃어가고, 유유상종이란
말처럼 비슷한 부류의 신자들만 남아
주를 위한 사역보다 사람을 섬기는 사역만 남는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지난 주간 인천복된교회와 송도에서 열린 ‘후임목회자 세미나’에 도우미로 동참했다. 시작 전부터 몇 사람이 우려했지만 은혜 가운데 계획대로 잘 마쳤다. 나 역시 가을 사역으로 매우 분주했지만, 교단의 한 가족이며 사랑하는 후배들이 후임자로 부임하여 흔들림없이 바르고 건강하게 목회하도록 돕는 것은 귀한 일이라고 자부하며 기대를 갖고 참여했다. 모임을 준비하면서 후임자들의 고민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싶어 먼저 후임목회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문자로 설문조사 했다. 참가자들뿐 아니라 이미 10여년 이상 후임자로 지낸 목회자들을 통해 그들의 현황과 고민을 들으면서 아쉽기도 했고, 때로 안타깝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건강한 목회를 이루기 위해 양보하고 인내하면서 목회하는 후임자들을 통해 도전도 많이 받았다.  

후임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감의 저하이다. 아무래도 부임하는 교회에서 자신의 색깔을 내고 자신만의 자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는 작업일게다. 신임자의 특성상 때로는 리더의 권위를 내세우느라 교회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때 다양한 의견을 듣기도 전에 자신이 믿는 방향으로 결정한다. 그러다 한두 번 실패하고 저항에 부딪히게 되면 쉽게 자신감을 잃어버린다. 가족을 통한 승계자들의 경우 원로의 강력한 리더십을 배경으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본인이 교회에서 주는 사례 외에 다른 수입이 있거나 배우자가 별도로 수입을 버는 경우에도 재정능력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보통의 후임자들은 자신감을 잃으면 웬만한 비판이나 저항에도 굴복하게 된다.  

후임자들의 또 다른 고민은 교회 안에서 눈치를 봐야 할 대상이 많다는 것이다. 때로는 원로가 어떻게 보는지 살핀다. 동시에 성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눈치를 볼 때도 많다. 상식이나 보편적 신앙과는 동떨어진 요구를 받을 때에도 때로는 정의로움보다는 힘을 따르는 경우가 있다. 후임자의 옵션은 두 가지이다. 힘에 굴종하든지, 아니면 정의로운 결정을 내리다 눈밖에 나는 것이다. 이러다보면 교회는 힘을 잃어가고, 유유상종이란 말처럼 비슷한 부류의 신자들만 남아 주를 위한 사역보다 사람을 섬기는 사역만 남는다.  

후임자들은 다들 교회성장에 관한 고민들을 한다. 작은 교회면 더욱 고민하고, 큰 교회라 할지라도 건강하게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고, 도전받기를 원했다.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궁금해했고, 재정적 위기를 겪는 이들은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도농지역에서 교회가 성장하면서 교회당 건축을 서둘러야 할지, 아니면 뒷 날로 미룰지, 그리고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 사역이나 예배에 변화를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성도들이 만족하고 동의할 수 있을지 하는 기술적 문제에도 관심들이 많았다.

이번 후임목회자 세미나는 이미 후임자로 목회하는 경험자 6명이 ‘코디네이터’라는 이름으로 참여하여 고민들을 듣고 코멘트 했다. 이들의 조언을 들어보면, 첫째로 변화를 위한 변화보다 사역을 위한 변화라면 두려워하지 말라. 둘째로 교회의 상황을 직시하고 강한 조직으로 설계하는데 전념하라. 셋째로 교회가 할 수만 있다면 원로들을 잘 대접하고 함께 은혜를 나누라. 넷째로 후임자로 부름 받은 것은 대단한 축복이며 은혜이니 빚진 자의 마음으로 교회와 교단을 섬겨라 등이다. 

 
11월에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양평 ‘숲속작은나라’에서 회복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벌써부터 기대가 있다. 후임자들 못지않게 많은 개척자들이 쉽게 탈진하고 동력을 잃게 된다. 회복세미나가 그들에게 ‘엘리야의 로뎀나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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